미국에 살고 있더라도 한국의 소식을 옆집의 일보다 더 소상히 알려주는 각종 미이어의 발달로 약간의 노력만 하면 개인적인 일 즉 대웅이네 누나가 병이 나서, 강아지의 눈물과 소변이 좋지않음으로 강아지를 삼촌네 가져다주었다는 것과 같은 사건은 제외하고,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의 모든 일들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사실 각종 기계의 발달이 옆집에 누가 사는지, 어떤 일들이 있는지 등의 사람들 사이의 친밀감은 오히려 서먹하게 만든다. 예전에 꼬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TV 프로그램에서 ‘ 혼자서도 잘해요’ 라는 것이 있었다. 혼자서도 각종의 무생물 즉 기계의 도움으로 척척 필요한 것들을 해나가므로 다른 사람과 서로 섞일 일이 드물어진다. 내가 미국에 와서 초기에 정착하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기계들은 사용법을 알아야 일을 해주고, 각종의 기관들은 필요한 절차를 요구하므로 여기 묻고, 저기 묻고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도 연락하고 만났다. 지금은 부하들 즉 세척기,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 컴퓨터 등등을 거느리고 혼자서도 잘하는 것들이 늘어나서 다른 이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래도 늘 사람의 도움과 살가운 인정이 필요한데 미국에서 박사과
3월 17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내가 교환교수로 있는 UMSL(The University of Missouri at Saint Louis) 사범대학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하였다. 'Pulse'라는 영화를 관람하는 것인데 시내 과학박물관에서 영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학생, 졸업생, 교수, 행정실 등 사범대학과 관련있는 모든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초청되었다. 나는 속으로 대학에서 주관하는 것인데 '단순히 영화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겠지. 다른 행사도 함께 있겠지'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별다른 관심이 있지는 않았지만 사범대학에서 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또한 '가능하면 많은 것을 보고 가자'하는 나 자신의 약속에 따라서 참석하고 싶었는데 장소를 몰라 걱정하고 있었다. 다행히 Dr. Cochran이 함께 가자고 권유하여 과학박물관에 무리없이 도착하였다. 박물관은 그저 작은 규모로 별다르게 볼 것은 없었다. 상영시간보다 30분정도 일찍 도착한 까닭으로 대학선생님들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교수들과 행정실 관계자들이 대단히 많이 참석하였는데 모두 가족과 함께 와서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내게는 다소 생소한 광경이었다. 한국에서
2월 8일 구정이다. 미국에 머물지만 떡국은 먹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벼르고 있었다. 전날에 근처에 사는 젊은 엄마가 집에서 장만하였다고 빈대떡, 고기야채전, 만두, 수정과를 나누어주었다. 나이가 먹은 사람이 주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저녁에 아이들 세배돈을 종이에 싸서 새해 인사를 넣어 보냈다. 급한 마음이라 글씨도 비뚤고 종이도 이쁘게 접어지지 않은 채 보내 성의 없어 보일까봐 걱정이 조금 되었다. 저녁에는 성당에서 설날 위령미사가 있다고 지난 주일 미사에서 안내를 하였기 때문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참여하겠다고 하였지만 아이녀석은 운동을 가겠다고 하여 "그래라"고 쉽게 응낙을 하다가 다시 생각하니 단순한 미사 참례가 아니라 제사라는 생각이 들어 아들을 참례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에 참여하여야 한다고 하니 반발한다. 아침에는 운동하라고 하였다가 저녁에는 미사를 가라고 한다고 야단한다. 미사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함과 동시에 반드시 참례해야 한다고 명령을 내렸다. 잠시 생각하더니 운동을 함께 하려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이행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순순이 따라 나섰다. 성당에 도착하니 제사상 차리기가 분주하였다. 홍
지난해 12월 한국을 출발해 미주리세인트 루이스 대학(University of Missouri at Saint Louis)에 교환교수로 왔다. 2005년도 말까지 미국 교수들과 연구도 함께 하고, 전공인 유아교육에 관한 현장교육도 살펴보며 동시에 생활 속에서 미국 사람들과 미국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큰 목적이다. 두 달 가까이 지내는 동안 여러 교수들과 친근해졌다. 그 중에서 Dr. Cochran은 이집트와 터어키에서 교환교수를 지낸 분으로 타국에 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하루는 코크란 교수가 자신의 집으로 저녁 초대를 하겠다고 하였다. 저녁에 집으로 가서 준비한 만찬을 먹고 난 후 서로 각자의 관심 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코크란 교수가 자신이 이사로 있는 로타리클럽에 와서 한국에 대해 연설을 해주겠냐고 물었다. 로타리클럽은 그 지역사회의 리더에 속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흔쾌하게 요청을 받아들였다.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는 말도 전했다. 미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한국에 관한 정보가 어느 정도인가를 주변의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대체로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일본에 관해서는 거의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