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당선소감>
고등학교 시절 문학소년으로 한동안 심취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이 장르 저 장르 넘나들며 습작을 통하여 꿈을 키웠었습니다. 얼마큼의 습작을 해보니 자신이 생겼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다른 전공을 택하여 대학에 가서도, 아니 사회에 나가서도 충분히 창작활동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대로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공학(건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교수가 되니 다른 분야는 좀처럼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고, 선택한 전공분야에만 전심전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학과 병행이 가능하리라는 예상은 무척 잘못되고 건방진 생각인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바야흐로 정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한 분야에만 열중하느라 겸업이 가능하리라 예상했던 문학은 도저히 접하지 못하고 세월이 흘렀습니다. 나이가 드니 자다가 문득 잠이 깨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지겨워져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동시가 되었습니다. 동시는 별로 습작해보지 않던 장르입니다. 옛날의 감각을 회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공학은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문학은 즐기면서 하고 싶습니다. 정년이 되면 어떻게 지낼까 고민했는
- 임만택 조선대 건축학과 교수
- 2010-12-23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