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교사를 부모처럼 생각하거나 친구같이 여기는 것이 관계 맺기의 시작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필요하다. 교과 담당으로서 또는 학급담임으로서 아이들 학교생활에 대해 작은 것부터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 정기적 대화로 유대관계 형성해야 교사는 학생 성장 과정에서의 신체 변화를 인지하고 학습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학생 중에는 학교에 나오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으며 공부에 흥미를 잃거나 친구, 가족과 싸우기도 한다. 쉽게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멍하게 있거나 잠만 자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럴 때 교사는 눈을 마주 보고 ‘요즘 어때?’ ‘혹시 무슨 문제 있어?’ ‘어떻게 하면 좀 더 기분이 좋아지겠어?’와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예’ ‘아니오’ 같은 단답형 대답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도록 유도하면 힘들게 세상나기 하는 학생들에게 심폐소생술 효과를 발휘한다. 어려움에 처한 학생이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다면 학교생활이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그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퇴로 인해 학교 밖 청소년으로 신분이 바꾸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학생들과
“장래 희망이 무엇이지?” “공무원이요” “그래? 왜 공무원이 되고 싶어?” “안정적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안정된 직업이 최고 아니에요?” “글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그런데 공무원 시험이 어렵지 않아?” “예, 그래서 붙을 때까지 공부해서 꼭 합격할 거예요.” 이는 근래, 필자와 중학교 3학년 학생과 나눈 대화다. 아직은 진로 선택의 기로에 선 이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학생들도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한다. 그 이유는 하나같이 안정적이고 신분이 보장되는 소위 철밥통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교사가 되겠다는 학생도 상당하다. 그 이유 또한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교육부에서 조사한 학생들의 희망 직업 순위를 살펴보아도 여전히 공무원과 교사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물론 경제가 어려운 직접적인 영향이기도 하다.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겠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다. 다만 하고 싶은 것이 많을 청소년들에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꿈을 꾸고 도전할 나이에 단지 안정성이란 이유에만 묻혀 ‘우물 안 개구리’ ‘고인 물’이 되고자 한다. 어느 면에서는 꿈을 포기하고, 또 심지어는 꿈꾸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거
지난 8월 40여 년의 교직을 마무리했다. 학교의 최고 경영자이자 교직의 꽃이라 불리는 교장을 수행하면서 책임과 봉사, 그리고 학생 교육에의 투철한 교육철학이 왜 필요한지를 실감했다. 한편으로는 인고의 세월을 잘 버텨낸 것이 감개무량하고 그저 한여름 밤에 긴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학교장으로서의 교육 리더십을 되돌아보며 감회를 밝히고자 한다. 교사들의 자존감 높여줘야 오늘의 학교 현장은 너무나 다양한 삶의 군상을 포용한다. 쉴 틈조차 없이 공부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학생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교사들의 고충과 애환은 ‘상실의 시대’와 ‘상처 시대’ ‘생존권 확립’의 시대로 상징된다. 우선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관심과 격려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에 따라 교사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학교장이 간직할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라는 것을 직언하고자 한다. 여기엔 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이 되어 학교장은 교직원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사람이 우선이다’, ‘사람 사는 세상’ 등 인간중심 사상, 즉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