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붕어빵 만드는 학교
"프랑스의 한 코미디언이 세계 공연을 마친 다음에 민족성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프랑스인은 유머를 다 듣기도 전에 웃어 버린다. 영국인은 다 듣고 난 다음에 방을 나가면서 웃는다. 독일인은 얘기를 들은 다음 날 아침에 웃는다. 미국인은 유머를 듣기도 전에 웃는다. 한국인은 다른 사람들이 웃는 것을 보고 따라 웃는다." "한국인, 가치관은 있는가?"(홍사중 지음) 한 나라의 국민성과 체질은 교육과 관련이 깊다. 우리의 학교 교육은 그 동안 대량 획일 교육으로 일관되어 왔다. 마치 공장에서 한 장의 설계도로 똑같은 규격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과 흡사한 '산업 모델 교육'이 우리교육의 특징이었다. 그 한 장의 설계도는 다름 아닌 바로 교과서였던 것이다. 기초 공통 교육을 받는 12년 동안 우리 아이들은 똑같은 교과서에 의해서 똑같은 규격품으로 주조되었다. 모든 학생이 똑같은 교과서를 읽고 교과서의 지식과 용어에 줄을 쳐가면서 외우고 학습장에 필기하였다. 그리고 그 암기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선다형 문제 풀기를 중노동처럼 반복 해왔다. 교과서 지식의 주입·암기와 시험 문제 풀기 연습이 바로 우리 학교 교육의 전부였다고 말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 것이다.
- 함수곤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 2000-05-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