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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붕어빵 만드는 학교

"프랑스의 한 코미디언이 세계 공연을 마친 다음에 민족성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프랑스인은 유머를 다 듣기도 전에 웃어 버린다.
영국인은 다 듣고 난 다음에 방을 나가면서 웃는다.
독일인은 얘기를 들은 다음 날 아침에 웃는다.
미국인은 유머를 듣기도 전에 웃는다.
한국인은 다른 사람들이 웃는 것을 보고 따라 웃는다."
"한국인, 가치관은 있는가?"(홍사중 지음)

한 나라의 국민성과 체질은 교육과 관련이 깊다. 우리의 학교 교육은 그 동안 대량 획일 교육으로 일관되어 왔다. 마치 공장에서 한 장의 설계도로 똑같은 규격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과 흡사한 '산업 모델 교육'이 우리교육의 특징이었다. 그 한 장의 설계도는 다름 아닌 바로 교과서였던 것이다. 기초 공통 교육을 받는 12년 동안 우리 아이들은 똑같은 교과서에 의해서 똑같은 규격품으로 주조되었다.

모든 학생이 똑같은 교과서를 읽고 교과서의 지식과 용어에 줄을 쳐가면서 외우고 학습장에 필기하였다. 그리고 그 암기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선다형 문제 풀기를 중노동처럼 반복 해왔다. 교과서 지식의 주입·암기와 시험 문제 풀기 연습이 바로 우리 학교 교육의 전부였다고 말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 것이다.

교과서의 지식은 언제나 진리였고 정답은 언제나 교과서에 있었다. 교사는 학생에게 언제나 정답만을 요구하였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는 마치 붕어빵 틀(교과서)로 구어낸 붕어빵과 같은 인간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수 천 만개의 붕어빵만이 우글거리는 사회는 위험한 사회, 경쟁력이 없는 사회, 개성이 없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붕어빵이 있으면 찹쌀떡, 단팥 빵, 인절미, 만두, 피자도 있는 사회가 되어야 경쟁력이 있고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학교가 붕어빵 틀(교과서)만 가지고 규격품을 손쉽게 구워내는 기계적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과서를' 가르치는 수준에서 탈피하여 '교과서로' 가르치는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 즉 교과서 중심 교육에서 교육과정 중심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과정 중심 교육을 위해서는 각 학교의 독창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학교 교육과정을 그 학교의 실정과 학습조건에 맞게 편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학교에서 교육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교육 주체의 지혜로운 선택과 결정이 필수 조건이다.

이제 각 학교의 교장과 교감 그리고 교사들은 '우리 학교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가르칠 것이며,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하여 책임 있게 대답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고 교과서에 의지해서 교과서 지식 전달부 노릇이나 계속한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예전이나 다름없이 붕어빵을 구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붕어빵만 굽고 있으면 우리는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추락할 것이 틀림없다.

붕어빵을 찍어내는 공장과 같은 학교를 개성 있고 특색 있는 인간적인 학교로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행정이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운영하는데 방해되는 일을 꾸미지도 시키지도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육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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