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부터 시작해 16일간의 열전을 거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성화가 꺼졌다. 아시아 45개 국가·지역의 선수들이 땀과 눈물로 승부를 겨룬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폐막 전날까지 금메달 39개로 종합 3위를 달렸다. 원래 목표했던 금메달 40개에는 하나가 모자랐지만, 숫자만으로 이번 대회의 의미를 평가하기에는 우리가 놓친 것이 많지만 오히려 얻은 것도 많음에 위안을 삼고자 한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솔직히 운영상의 아쉬움은 매우 컸다. 이것이 과거 선진국 일본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크게 실망과 분개하도록 만들었다. 그것은 대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갖가지 혼선과 실수에서 출발했다. 한때 세계가 부러워하던 ‘축소 지향의 일본’이란 이름답게 치밀함과 정교함을 기대했던 만큼 실망은 더 컸다. 하지만 경기장 안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반전의 다른 장면들이 펼쳐졌다. 그곳에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교사들이 있었다. 바로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었다. 한국 야구는 일본과의 결승에서 3-1로 승리하며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8회 김도영과 문보경의 활약으로 3-1로 앞서간 뒤
2026-10-08 09:39우리나라 교육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정부, 교육 책임자, 그리고 정책 담당자에게 묻고 싶다. 또 교사는 무엇을 교육의 원리로 강조하는가? 우리 교육이 지금 제자리를 찾고 있는가? 교육의 대상은 존엄한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 교육의 출발선은 결코 모두에게 같지 않고 전부가 다르다. 개인차가 존재한다. 아이마다 가정 환경, 경제적 여건, 재능과 경험이 다르다. 그렇다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모두에게 똑같은 시험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출발점에 선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공정한 운동장을 만드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처럼 N수생이 유리한 수능을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국가가 교육폭력을 방치하는 직무유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시중에는 1등급 비밀, SKY로 가는 길, 엄친아, 천기누설, 우등생이 되는 비법, 의대, 치·한의대 합격 방법 등 다양한 정보가 날마다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교육과 학습에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정보도 많지만, 모든 정보가 개개인의 적합성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정보는 교육자의 처지에서 보면 잘못된 것도 아니며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수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자녀
2026-10-07 14:43우리의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부모 간의 신뢰가 붕괴된 서글픈 현실은 단순히 ‘교권이 추락했다’거나 ‘학부모의 이기주의가 심각하다’는 식의 피상적인 진단으로는 절대 풀어낼 수 없는 문제다. 이는 오늘날 교실 내 신뢰 자본(Social Capital)이 완전히 파탄이 났기 때문이다. 신뢰가 붕괴된 현실의 원인을 3가지 관점으로 압축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의 ‘소비자주의(Consumerism) 전환’과 공공성의 해체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라는 공간이 ‘함께 인성을 키우는 공적인 공동체’에서 ‘내가 돈과 세금을 내고 지식 서비스를 구매하는 계약 관계’로 급격히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자신을 ‘소비자’로, 교사를 ‘서비스 제공자’로 인식하고 원치 않는 서비스는 컴플레인을 걸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기본 생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지불한 비용(세금, 기회비용) 대비 내 아이가 최대의 이익과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권리 의식’일 것이다. 소비자주의 메커니즘 안에서는 교사의 권위나 지도권이 ‘고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부당한 행위’로 손쉽게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세금을 내는데 왜
2026-10-06 13:22친구의 물건을 숨긴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물은 적이 있다.처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기다리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걔가 저랑 안 놀아줘서요.”서운했던 모양이다. 같이 놀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화도 났을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면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조금 이해된다. 그렇다고 친구의 물건을 숨긴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를 지도하다 보면 이 두 가지를 함께 놓고 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사정을 들으면 마음이 약해질 때가 있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면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는 것도 맞지 않고,“이유가 뭐든 잘못했잖아”하고 끝내는 것도 어딘가 부족하다.그래서 아이의 마음과 행동은 따로 보려고 한다.친구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아 서운할 수 있다.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마음 때문에 친구의 물건을 숨겨도 되는 것은 아니다. “속상했던 건 알겠어. 그래도 친구 물건을 숨긴 건 네가 다시 바로잡아야 해.” 그다음에는 아이가 자신이 만든 결과를 직접 수습하게 한다.숨긴 물건은 제자리에 돌려놓고,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생각해 보
2026-10-02 17:01오늘 아침도 산책길에 거주지 아파트 단지 인근의 고등학교 정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눈에 들어온다. 하루가 시작되는 이 순간에 상쾌한 배움에 대한 기대가 아닌, 전쟁터에 임하는 병사들의 중압감이 묻어나고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사실인즉, 현행 교육 체제 속에서 교실은 반가운 얼굴의 친구들을 만나 꿈을 가꾸는 터전이 아니라, 곁에 앉은 친구를 딛고 올라서야 내가 살아남는 일종의 격투장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것처럼 학교에서의 내신 성적은 삶의 첫 관문인 대학 진학을 좌우하는 절대적 지표가 되었고, 등수 하나에 희비가 갈리는 일상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냉혹한 현실을 방치한 채, 아이들에게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 “협동심을 키워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훈계를 넉살 좋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던진다. 성적표의 소수점 아래 숫자로 친구를 적대시하도록 구조화된 교실에서 나눔과 연대를 말하는 것은 역설이자 기만이다.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조차 이러한 줄 세우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당초의 거창한 취지는 간데없고, 학생들은 오직 수강 인원이 많아 내신 등급을 따기
2026-10-01 10:29강원 농촌 작은학교를 둘러싼 숫자는 두 가지 상반된 흐름을 보여준다.한쪽에서는 학령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강원교육청의 2026년 3월 1일 기준 자료를 보면 도내 초·중학교 515개교 가운데 재적학생 60명 이하 학교는 269개교로 49.4%에 달한다. 특히 초등학교는 355개교 중 202개교, 56.9%가 학생 60명 이하 학교다. 반면 농어촌유학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강원 농어촌유학은 2023학년도 2학기 33명으로 시작해 2024년 1학기 134명, 같은 해 2학기 171명, 2025년 1학기 282명, 2학기 360명으로 늘었다. 2026학년도 1학기 실제 운영 인원은 63개교 535명이다. 사업 초기와 비교하면 참여 규모가 약 16.2배로 커졌다. 학생 수 감소라는 위기와 농촌유학 확대라는 가능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작은학교 감소는 구조적인 문제 강원교육청이 2026년 8월 발표한 「2027~2031학년도 중장기 학생 추계」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 학생 수는 2026년 13만113명에서 2031년 10만7522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5년간 2만2591명, 약 17.4% 감소하는 규모다. 특히 초등학생 감소 폭이
2026-09-30 10:17필자는 지금도 과거 어느 고등학교에 재직 시에 아주 특이한 사정을 목격한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어느 주요 교과의 정규 교사 7명이 모두 휴직 상태에 들어가 전원이 기간제 교사로 채워진 경우였다. 다른 주요 교과도 미소한 차이는 있지만 대개 7~8명의 정규 교사가 절반 정도는 기간제 교사로 충원되는 경우가 흔한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학교는 일체의 흔들림 없이 기초 학력 향상이나 내실 있는 수업 등을 강조하며 밖으로 전혀 이런 상황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만큼 기간제 교사 충원이 일반화되었고 그 맡은 역할이나 책임도 차별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매년 학년 초, 각 학교의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인사 방침을 통해 정규 교사와 기간제 교사를 구별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이 지나면 “우리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다”라고 알아차리며 실망 아닌 실망의 모습을 보인다. 현재 우리 초중고 교육 현장은 기간제 교사가 없이는 학사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 숫자와 역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수용하는 태도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의 인지처럼 눈에 띄지 않게 평가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2026-09-28 16:16급격한사회변동에 동반한교육의 변화로 학교와 학생 수 감소는우리나라가 당면한 주요 과제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경험하면서이미 이러한 문제에 직면해 왔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학교 수도 지속적으로 줄었고, 학교 통폐합은 학생들의 교육 환경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생활과 경제,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학교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지역공동체가 함께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나타났다. 특히 1999년 합병특례법 개정 이후 이른바 '헤이세이 대합병'이 본격화되면서 지방행정 재편과 저출생,학생 수 감소가 맞물렸다. 여러 지역에서 지방 행정 개편과 학교 통폐합도 함께 진행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예상하지 못한 악순환이 나타났다. 학생 수 감소로 학교가 문을 닫았다. 학교가 사라지자 젊은 세대가 그 지역을 생활의 터전으로 선택하기 어려워졌다. 인구 유출이 더 심해졌고, 다시 지역의 학생 수가 감소했다. 학교의 폐교가 지역소멸을 더욱 빠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본의 지방 연구자들과 지역주민들은 이 현상을 분석하기 시작 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결론에 도달했다.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을 유지
2026-09-20 20:532023년 서이초 20대 신규 교사의 사망 사건이 ‘교권 보호 5법’의 퍼스트펭귄이 되어 순차적인 교권 보호를 위한 법령의 통과를 이끌었다. 이는 공교육 보호를 위한 거대한 제도적 진전이었다. 예컨대, 교원지위법으로 인해 최근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385건 중 281건(73%)에 대해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이 제출되었고, 수사가 완료된 110건 중 95건(86.3%)은 불기소 또는 불입건으로 종결되기도 했다. 또한 아동학대처벌법으로 인해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오해받는 것을 방지하고, 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사안 처리가 가능해진 것은 대표적인 긍정적 효과라 할 것이다. 하지만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현장 교사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여전히 차갑고 잔혹하다. 교육부 및 각 시·도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교원지위법 개정 이후에도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심의 건수는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매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교사 사기 지수의 경고음도 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교원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교권 5법 통과 이후 현장 체감 변화가 크지 않다”거나 “여전히 악성 민원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고 응답
2026-09-17 15:53교육부는 8월 21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내국세의 20.79%를 연동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다만 교직원 인건비 등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교육비의 특성을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율은 35%만 반영하고산출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줄어들 경우 그 차액을 국가가 보전하도록 법률에 명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로서도 학령인구 감소를 재정에 반영하면서 교육재정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막겠다는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생각은 다르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현행 내국세 20.79% 연동률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의 개편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같은 기본적인 교육재정 수요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AI·디지털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기초학력 보장, 돌봄과 안전 등 새로운 교육수요 역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한 가지…
2026-09-16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