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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두야, 학교 가자! 2_ “고통스럽고 힘드니?”

함께하는 손길 덕에 ‘컴백 학교’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처서가 지나면서 한여름 뙤약볕의 기세가 한풀 꺾인 듯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마솥 들끓는 뜨거움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여름이면 가을이 더욱 그리워지는데 이럴 때 지난해 이맘때쯤 만난 ‘지석(가명)’이가 새삼 생각이 난다. 지금쯤 지석이는 고등학교 3학년 입시생으로 이 더위를 등짐삼아 대입을 위해 막바지 안간힘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물’ 취급하는 아이들 때문에
지석이는 지난해 5월 나와 만난 학생이다. 학업중단의 마지막 관문으로 우리 센터를 방문했던 지석이는 학교를 그만두기 전, 마지막으로 상담이라도 한 번 받아보자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오게 되었다고 했다. Wee센터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첫 번째 준수 사항이 학교의 의뢰가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면담 일정을 정하고 만나는데 지석이는 학교 의뢰 절차 없이 어머니가 인터넷을 검색해 우리 센터로 물어물어 상담을 요청한 사례였다.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엄마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상담에 임하는 비자발적 상담학생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지석이는 일반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보통 평범한 체격과 다소 여린 인상이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려워요. 중학교 때 나를 괴롭힌 아이들이 지금 저희 반에 모여 있어요. 그때처럼 아이들은 여전히 저를  ‘물’ 취급해요. 대놓고 빈정거리는 것은 예사이고 아예 한 명은 온갖 잡심부름을 시켜요.
‘그때의 나와는 달라’하고 마음을 추스르며 견뎌보려 했지만 쉬는 시간마다 내 주변에 모여 그때 이야기를 해서 참을 수가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워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해요. 중학교 때 아이들로부터 왕따 당한 건 부모님은 모르셨어요.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해서 견뎌보려 했지만 이러다 내가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어렵게 SOS를 했어요. 부모님 모두 놀라셨죠. 제게 이런 일이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는데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씀드리며 이해를 구했어요. 그랬더니 두 분이 며칠 동안 의논하시고는 오늘 저를 여기에 데려오시네요.”
방문 경위를 말하는 지석이 눈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가득했다.
고등학교 2학년으로 이제 1년 반 정도면 졸업인데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일이지 않느냐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위해 일어나야 하는 순간, 몸은 천근만근 물 가득 담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고 ‘오늘 하루 어떻게 견디지?’라는 생각에 도로 주저앉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이러다 내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3월부터 고민해 오던 것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보이는 것만으로 아이를 이해하지 말자
“자퇴할 상황이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교육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부모님은 아이가 속 시원히 억눌린 마음을 털어놓고 자신이 과연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성급하게 결정 내리기보다 상담을 하면서 천천히 살펴보기를 원했다.
사이좋은 어머니와 남동생,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아이들 공부시키며 한 달에 한두 번 외식이 부담되지 않는 가정환경에 살고 있는 지석이는 부모님과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소심하고 위축된 행동을 보였다.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고 이름조차 우물쭈물 웅얼거리듯 말하는 습관을 지녔다.
동생과는 친구처럼 잘 지내며 장난치기도 하고 때로는 게임 때문에 서로 싸우기도 하는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지석이의 15회기 상담을 통해 부모님이나 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학령기 청소년기 학생들의 경우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평가하고 이해하는 것은 크나큰 오류를 범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조언·훈계보다는 마음을 읽어주길!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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