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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별별이 교실상담소 ②]구체적인 행동에 초점을 두고 경험적으로 접근 필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는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특징에 대한 이해는 매우 얕은 것 같다. 때문에 아이들이 산만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기만 하면 ADHD라고 오인하고 낙인 찍으며 정신과 진료를 권유하거나 일반 아이들과 달리 분류해 열외시키는 경우를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그로 인해 부모와 아이는 상처를 받고 교사는 무기력해지는 것 같다.

 

본고는 ADHD의 특징을 알고 진단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것을 강조하는 것은 교실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 실효성 있는 개입을 함으로써 별별이가 생활하는 교실이 더욱 나아지고 별별이를 대하는 교사는 더 높은 효능감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ADHD진단과 그 원인이 무엇이든 관계없이 아이의 부주의하고 충동적인 특징으로 인해 교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과 그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아이의 생략된 생각, 이해하고

바르게 표현하는 법 알려줘야

 

부주의 및 과잉행동 문제를 나타내는 아이들이 수업 중에 하는 질문들은 교사들과 반 학생들을 황당하게 만드는 내용인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는 교사와 친구들이 왜 그 같은 황당한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생각할 때 자신의 질문은 합리적이고 정당하며 논리적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이들의 사고는 그 흐름이 매우 빠르다. 그래서 교사가 수업 중에 던진 내용과 이 아이가 던진 질문 사이에 생략된 생각이 존재한다. 그 생략된 생각은 표현되지 않고, 생략된 생각에 뒤따르는 생각이 수업 중에 표현되면서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억울할만도 하다.

 

 

생략된 아이의 생각이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교사의 입장에서도 덜 당황할 수 있다. 이때 아이는 생략된 생각을 표현하지 않을 때 상대를 이해시킬 수 없고, 자신은 오해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사는 아이에게 생략된 생각을 교사에게 말할 수 있도록 끌어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때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너는 ~이러한 질문을 했잖아. 별별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기 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고 차분히 물어보면, 사고의 연상 과정을 따라갈 수 있다. 교사가 이해되었다면, “별별아~ 앞으로는 어떤 과정에서 그런 질문을 하게 되었는지 말해주면 너의 궁금증이 더 잘 전달되고 더 잘 풀릴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정리해 주면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게 되고, 수업의 흐름을 깨지 않을 수 있다.

 

타인의 입장에서 보는 조망 부족,

의도와 행동간 관계 학습이 중요

 

부주의 및 과잉행동 문제를 나타내는 아이들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공감이 부족하다 못해 냉혈 인간 같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심리학에서 자기중심성은 이기적인 모양과는 다르다. 자기중심성은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자신의 관점에서만 상황을 보고 행동하는 특성을 의미한다.

 

즉, 자기중심성이 높은 아이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려 하기보다 본의 아니게 타인의 입장을 볼 수 있는 조망이 빈약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각에서만 상황을 보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 점에서 우리는 아이의 부족한 사회적 대응을 이기심으로 보기보다 조망의 협소함으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부주의 및 과잉행동 문제를 보이는 아이들의 사회적 행동은 자기중심적인 조망과 그에 따른 공감력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억울해 한다. 좋은 의도로 다가갔지만 돌아오는 것은 의도한 것과 다른 불쾌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때 교사는 아이의 행동과 결과에만 그치지 않고 아이의 의도를 알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식적으로 의도-행동-결과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의도가 표현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는 억울한 마음이 풀리고, 의도와 행동 간의 관계를 적절히 학습할 수 있으며, 결과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했을 때 양자 간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객관화 결여

척도화 해 알려주면 조절할 수 있어

 

한편, 이 같은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미칠 결과를 잘 예상하지 못한다. 자신의 행동반경이 얼마나 큰지, 그래서 그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간과하고 과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더 어린 아이들은 힘 조절, 거리 조절을 하지 못해 툭 치려고만 했을 뿐인데 상대를 때린 것처럼 오인되거나 때리려고 한 경우에도 뜻하지 않게 행동을 과하게 해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이들은 목소리의 크기 조절이 어렵고 말을 할 때 감정적 톤이나 뉘앙스 조절에도 민감성이 부족하다. 왜 그렇게 시끄럽게 말하는지, 왜 그렇게 행동에 조심성이 없는지, 왜 자꾸 폭력적으로 행동하는지 주의를 줘도 아이들의 행동은 개선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신의 말투, 톤, 억양, 행동 등이 어떠한지 객관화가 잘되지 않고, 따라서 조절하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0~10까지 점수로 척도화해 아이의 목소리의 크기, 그리고 행동의 크기와 세기 등을 명확하게 가늠해 보게 하는 것이 좋다. “별별아~ 지금 너의 목소리는 8점 정도야. 그 목소리는 운동장에서 놀 때 적절한 크기지? 교실에서는 6점 정도가 적절한 크기거든. 6점 정도로 소리를 내볼까?”, “별별아~ 지금 그렇게 툭툭 치는 건 10점 정도의 세기야.

 

만약 친구를 부르고 싶어서 툭 칠 때는 3점 정도의 강도가 좋을 것 같은데 3점 정도 강도로 툭 쳐볼까?”와 같이 아이가 교사와 함께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적절한 크기와 강도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실제적으로 합의된 경험은 아이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이 될 뿐만 아니라,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행동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

 

관계의 속도, 깊이에 대한 어려움

세상을 보는 조망 넓히는 능력 키워야

 

부주의 및 과잉행동 문제를 나타내는 더 나이 많은 아이들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속도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을 보인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적정 거리를 감지하고 적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어렵다. 관심이 가는 대상이 생기면 친해지기 위해 급속도로 다가가고,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을 공유하려 하며, 의도치 않게 상대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기도 한다. 그럴 의도가 분명히 없는데도 말이다.

 

상대와 깊은 관계냐 얕은 관계냐에 따라 농담의 수위가 달라야 하지만, 관계의 깊이를 상대방과 다르게 진단하기 때문에 그 수위를 정하는 것도 어렵다. 이들은 상대와 자신의 관계가 가깝다고 여겨 일반적으로 친한 친구들과 할 수 있는 농담을 하게 됐다거나 친해지려는 의도로 매일 SNS에 댓글을 달고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던 것이지 수치심을 주려고 했거나 귀찮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말한다. 상대에게 부담을 주거나 선을 넘는 농담으로 불쾌감을 줘 문제가 발생한 경우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의 조망은 매우 협소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해석과 판단에 한계가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인지 및 사고 특성은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에게 오해를 줄 수 있고, 상대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이 반복돼 자신은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억울함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이해받지 못하고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자기 경험은 더 부정적인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출발은 이들의 조망을 넓혀주는 것, 그래서 상황 판단을 객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러한 방식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세상을 보는 시각과 사고를 바꿔줘야 하는 본질적인 노력은 아주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경험을 통해 습득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접근할 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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