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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제도, 수학도 쉬워지는 비밀, ‘경험’에 있죠”

[교실을 바꾸는 교사들]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

‘위기의 편의점을 살려라’ 펴내
“경제+수학 아닌 것이 없는 일상
알아야 보이는 것들 보여주고파”

“선생님, 왜 사회 시간에 수학을 배워요?”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는 학생들로부터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김 교사의 사회 수업, 특히 경제 수업에선 함수, 미분, 도형 같은 수학 개념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것이 경제고, 수학”이라고 말한다.

 

“혹시 그거 아세요? 삼각김밥은 왜 삼각형 모양인지요. 김밥을 만들어서 운반해야 하는데, 상품을 가장 안정적으로 옮길 수 있는 모양이 삼각형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아이들이 즐겨 먹는 편의점 삼각김밥 하나에도 경제 원리와 수학이 녹아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알아야 보이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죠.”

 

김 교사는 2009년부터 ‘실험경제반’을 운영하고 있다. 실험경제반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제 이론을 재미있는 실험과 게임으로 경험하는 경제 동아리다.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가상의 경제 상황을 설정한 후, 각각 역할을 정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경제 원리를 익히고 경제적으로 사고하는 방법까지 체득할 수 있다.

 

경제적 사고란 무엇일까.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도 고려하는 사고”라며 “물건을 사거나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이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부분까지 고려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재미있는 걸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동아리를 시작했다”며 웃었다.

 

“학창 시절, 수학이 어려웠어요. 문제만 푸는 과목이라고 생각했죠. 고3 때 경제를 배우면서 수학이 달리 보였어요. ‘어? 수학이 여기에 쓰이네?’ 하면서요. 경제도, 수학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동아리를 15년 이상 이끌 수 있었던 건 해를 거듭할수록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경제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이 많아졌고, 미디어로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경제에 대해 물어보면 비트코인, 공매도 같은 걸 이야기하면서 ‘한 방을 노릴 수 있다’고 하는데, 정작 그게 무엇인지를 모른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재테크나 중고 거래 같은 데 관심이 많아요. 직접 중고 거래를 하다가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요. 스스로 경제 주체라고 생각하면 관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요. 경제는 이론으로 접근하면 어렵지만, 상품을 만들고 가격을 정하고 물가가 오르내리는 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거시 경제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우고 현실 경제와 접목할 수 있게 되죠.”

 

김 교사는 교내 활동에 그치지 않았다. 더 많은 학생이 경제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블로그(blog.naver.com/economicedu)를 운영하고 책도 쓰고 있다. 베스트셀러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에 이어 최근에는 ‘경제수학 위기의 편의점을 살려라!’를 펴냈다.

 

전작이 실험경제반 학생들과 진행했던 프로젝트 수업을 그대로 옮겼다면, 이번에는 무지개중학교 5총사를 등장시켜 위기에 빠진 편의점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그려낸다. 경영자의 눈으로 고객을 관찰하고 영감을 얻어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고, 수출까지 해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 녹아든 경제, 경영의 원리와 수학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그는 “편의점에서 음료는 왜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지, 껌이나 사탕 같은 상품은 왜 계산대 근처에 있는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도 사람의 심리, 경제 원리, 수학이 녹아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좋아하는 것을 브랜딩하고 나만의 가치로 만들어 내는 과정,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창업이나 브랜딩, 경영 같은 경제활동은 경험이 중요하거든요. 이 책이 아이들에게 그런 경험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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