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ㆍ고교생 10명 중 1명 이상이 수학과 과학 등 핵심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로 나타났다. 또 초·중·고교생의 학업성취도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지고, 시골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도시에 비해 현격히 낮았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2003년 10월말 전국 초등6, 중3, 고1 학생의 약 1%인 573개교 1만8843명을 대상으로 한 ‘2003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평가 과목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교과며, 우수학력(대부분 이해) 보통학력(상당부분 이해) 기초학력(부분적 이해) 기초학력 미달(학력 부진아) 등 4단계로 나눴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등생은 과학 4.8%, 수학 3.7%, 영어 2.7%, 중학생은 수학 11.5%, 과학 9.5%, 국어 6%, 고교생은 과학 12.5%, 수학 10%, 국어 8.7% 등이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평균은 고교가 9.2%, 중학교 7.6%, 초등 3.2%였다. 교육부는 기초 학력 미달 자가 학년·과목별로 30~42%인 미국과, 11세 수학이 38%로 조사된 영국의 예를 들며, 기초 학력 미달자 비율이 외국에 비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성별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평균 점수가 높았다. 중3 수학과 고1 과학에서만 남학생 성적이 약간 높았지만, 기초 학력 미달자도 전 과목과 학년에서 남학생이 더 많았다. 이는 학업 성취도 국제비교평가(PISA, TIMSS 등)에서 남학생의 성적이 여학생보다 현저히 높았던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로, 수업내용을 평가하는 국내에서는 학습내용에 충실한 여학생의 성적이 높은 반면 응용력을 평가하는 국제 비교에는 남학생이 더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시골지역이 도시지역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고교생 수학 평균점수의 경우 중ㆍ소도시가 362.48점인 데 비해 읍ㆍ면 지역은 356.39점으로 6.09점의 차이가 났다. 시골지역 우수 학생들이 중ㆍ고교 때 대거 도시로 나가는 것이 이유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평가에서 고교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에 대한 학업성취도 차이는 별도 조사하지 않았으며, 서울 강남ㆍ북 등 구체적인 지역별 학력격차를 보여주는 분석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