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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다큐 & 뮤직 페스티벌’에서 관람시민 감동 장면

귀에 익은 김희갑 작곡의 노래·인생 다큐가 어울린 알찬 축제

 

오랜만에 수원특례시가 주관한 알차고 멋진 축제를 보았다. 필자는 관람석 주위의 시민들이 감동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가수가 출연하면 환호와 손뼉은 물론이요, 스마트폰 후래시를 작동시켜 좌우로 흔들며 노래를 함께 즐긴다.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스트레스는 저 멀리 사라진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볼 때는 주위집중이다. 밤 9시가 넘어 행사가 끝났는데도 감동의 여운이 남아 차마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바로 지난 21일 열렸던 ‘다큐 & 뮤직 페스티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후 5시부터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서 열렸는데 관객 500여 명 이상이 관람했다. 음악과 다큐멘터리 영화가 시민축제에서 이렇게 잘 어울리는 한 쌍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주관처의 세심한 배려도 보았다. 축제시간이 저녁 식사시간과 중복되는 점을 고려하여 수원시에서는 푸드트럭도 배치했다. 한식(2), 양식, 음료(2),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광교2동 주민자치회와 원천동 부녀회가 동참했다. 메뉴를 보니 무려 40여 개다. 패션잡화, 핸드메이드, 주얼리, 디자인 소품 등의 플리마켓도 펼쳐졌다.

 

 

작곡가 김희갑과 인연을 맺은 가수들이 출연했다. 김희갑 작곡가의 노래를 받아 음반을 내고 그 음악이 대중의 호응을 받아 히트를 친 것이다. 가수로서 부른 노래가 국민가요가 되어 가수 인생이 활짝 펼쳐진 것이다. 가수 양희은, 최진희, 김국환이 출연했다. 몽니, 노브레인 등은 김희갑의 노래를 젊은 감성으로 재해석해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며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가요 ‘하얀 목련’은 양희은이 암으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후 작사한 것인데 이것을 1983년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만들었다. 신지예 진행자는 “1983년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였느냐?”고 묻는다. 필자는 바로 이곳 원천유원지 바로 옆 매원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오늘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전하는 말’을 제작한 양희 감독은 말한다. "열 여덟부터 여든 여덟이 될 때까지 70년 동안 기타를 손에서 놓치 않았던, 소년 같은 마음으로 살았던, 우리에게 인생애창곡을 주었던, 김희갑 작곡가를 우리 모두가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 했다. 이 다큐멘터리 제작 기간은 무려 10년.

 

 

그는 이어 “영화 속에는 40여 곡의 노래가 나온다. 그 노래를 들으며 소중한 추억과 시간들을 떠올리면 좋겠다. 우리 마음 속에는 사랑으로 가득 찼던 순간이 분명히 있었다. 그 어떤 위대함은 결국 사랑에서 시작한다. 메마른 사랑을 일깨우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필자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배우 김희갑(1922∼1993)은 알았어도 작곡가 김희갑(金熙甲. 1936∼)은 오산여중에 근무할 때 그가 작곡한 ‘그대는 나의 인생’을 들었다. 결혼식장에서는 축가로 그가 작곡한 ‘사랑의 미로’를 들었다. 조용필이 부른 ‘그 겨울의 찻집’은 필자 역시 즐겨 불렀다. 내 뇌리 속에 작곡자 김희갑이 각인된 것은 1988년 우리 가곡 ‘향수’. 정지용 시인의 시인데 당시 가수 이동원과 성악가 박인수의 듀엣곡이었다. 이 '향수'는 발표되자마자 화제와 관심 속에 큰 사랑을 받았다.

 

 

다큐멘터리에서 작곡자 김희갑은 작가인 아내 양인자를 만나 명곡을 연달아 탄생시켰다. 이선희가 불러 크게 히트한 ‘알고 싶어요’. 김 작곡가는 양인자와 결혼하기 전 이 가사를 전해 받고 쑥스러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나요” 그래서 음반 맨 끝에 넣었는데 그 곡이 대히트했다고 한다.

 

키보이스의 ‘바닷가의 추억’을 비롯해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이동원, 박인수의 ‘향수’ 등 3000여 곡의 국민 애창곡을 만들어 낸 전설의 작곡가 김희갑. 2014년부터 기록해 온 그의 인생 풍경과 가수들의 목소리와 노래로 재구성한 한국의 대중가요사 그리고 그 노래와 함께 살아온 우리들의 이야기가 바람에 실려온다. (‘바람이 전하는 말’ 시놉시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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