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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정범진의 필통 사랑', 필통 수집의 예술적 향기 도록(圖錄)에 담아

영주에 기념관 모우재 건립, 선비가 걸어온 자취 엿볼 수 있는 쉼터
한중 역대 문호들의 문집과 중국의 경사자집 보관
대한민국 제1회 선비대상 수상

 

'정범진의 필통 사랑'은 정범진 작가가 500여 점의 필통을 전문 사진작가의 렌즈를 통해 담은 도록이다. 정 작가는 성균관대 교수를 거쳐 제16대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제1회 대한민국 선비대상 수상한 현대의 선비이다.

 

1979년부터 45년 동안 수집한 600점이 넘는 필통 가운데 이 도록에는 40여 개의 필통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필통이 가진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필통, 오랜 친구인 도예가 김기철 선생의 필통, 강도에게 도둑 맞았다가 다시 찾은 옥필통, 조선 묘향산이 그려진 북한에서 제조된 필통, 서예가 검여(劍如) 유희강 선생의 글씨를 새겨 놓은 필통 등 다양한 필통을 만날 수 있다.

 

필통은 문방사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연필 등 필기구가 큰 일을 하도록 편하게 쉴 수 있는 요람같은 것으로 작가 나름의 철학적 사고가 생겼다. 이에 평생에 걸쳐 수집한 학문과 예술의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남겨주겠다는 의지로 도록을 만들고 기념관을 지었다.

 

필통이 비록 옛 사람들이 말하는 바의 문방사우, 즉 종이, 붓, 먹, 벼루의 넷 문방구에는 들지 못하는 것이긴 하지만 오늘날 그것이 문방사우보다 조금도 손색없는 역할을 하고 있는 문방구로 신분이 상승되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래서 필통이 비록 필기구를 보관해 두는 하나의 통류에 불과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필통에서 우리는 멋있는 산수화나 신선도, 화조도 또는 다양한 조각이나 값진 재료에서 느껴보는 예술적 아름다움이나 심리적 값진 만족감 같은 흥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소득인가?라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작가는 학자로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관심을 쏟은 필통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선생은 고향 영주에서 초중고를 나와 성균관대를 거쳐 대만 국립사범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모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동안 문과대학장을 거쳐 직선제로 제16대(1995~1999) 총장으로 당선, 4년 간의 임무를 마치고 정년 퇴직하였다.

 

한편 정부로부터 청조근정훈장을 받았고, 영주시로부터는 제1회 대한민국 선비대상을 받았다. 이후 영주에 기념관을 지어서 개관식을 거행한 것은 2021년 9월 10일이었다.


선생은 조선 숙종 때, 성리학자로 후세 성호 이익 선생이나 다산 정약용 선생 등으로부터 순정한 학자로 추앙을 받은 바 있는 우담 정시한 선생의 10대 손으로 기념관의 명칭을 '모우재'로 정한 것도 현조를 숭모한다는 뜻이 담겼다.

 

기념관은 100평 정도의 방 4개짜리 2층 양옥이며, 실제 애지중지 수집했던 필통 600여 점은 작가의 고향인 경북 영주시 상줄동에 위치한 모우재 필통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으며 직접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 선생은 이 기념관이 지역사회의 작은 문화공간으로서 낭만적이고 후대들이 배울 수 있는 교육적인 장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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