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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시민·지역주민과 그림 공유로 행복한 인생3막 펼치는 김형진 영선갤러리 대표

공무원 20년, 대학교수 20년 거쳐 이젠 미술 홍보대사

 

김형진(69) 영선갤러리 대표. 수원토박이다. 수원에서 태어나 태장초교, 수원중교, 수원고교를 나왔다. 공무원 20년, 대학에서 행정학 강의를 20년 했다. 이후 홍익대, 숙명여대, 한국미술경영연구소, 한국화랑협회, 서울옥션 등에서 미술 전문과정을 이수했다. 2016년 갤러리 개관 이후 지금까지 수원 영선갤러리에서 30여 회에 걸친 특별기획전과 상설전시회를 개최했고 매 분기 미술계 주요 인사 초청 특강을 실시하여 수도권 일대에서 명실상부한 갤러리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화성상공회의소, 수원상공회의소, 수원도시공사, 영통구청, 춘천시의사회, 한국한방비만학회, 화성태안농협, 울산아트페어, 태장마루도서관, 망포글빛도서관 등에서 찾아가는 재능기부 미술 특강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이미 알려진 그림 이야기 유명 강사다.

 

어쩌다 그는 갤러리 대표가 되었을까? 처음엔 단순한 작품 수집과 가정에서의 감상용으로 시작했는데 그림의 불모지인 수원의 여러 사람들과 같이 그림을 공유하고 싶어서 갤러리를 개관했다. 그 당시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주위 지인들은 공업지대 골목의 갤러리 개관을 말렸다. 지금은 모두 다 김 대표의 결정을 부러워하고 지지한다고 한다. 그는 갤러리 단체카톡방에 매일매일 최신의 미술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현재 회원 수가 150여 명이다.

 

 

아주 평범한 질문 하나 했다. “미술작품을 집이나 직장에 걸어두면 좋은 점은?” 그는 답한다. 미술계에서는 미술품 컬렉션을 ‘최고봉의 사치’라고 한다. 미술품은 지성을 갖추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재화다. 자본력과 지성, 교양을 보여주는 총집합체가 미술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는데 미술작품 세계에서는 “보는 만큼 돈이 된다”라는 말이 진리로 통한다고 한다. 화가의 열정이 담긴 그림 한 점 집에 걸어두고 예술의 향기를 느낀다면 인생의 큰 기쁨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그에게 현재의 한국 미술시장 상황분석을 의뢰했다. OECD 국가들의 미술시장 평균 규모가 GDP(국내총생산)의 0.1% 수준에 반해 우리는 2천조 원에 달하는 GDP 규모의 0.02%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 미술시장이 지금보다는 최소 5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해석되며 전문가들은 향후 미술시장의 연간 거래총액을 2조 원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2022년 6월을 기점으로 조정기에 접어들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불황기가 미술 작품 구입의 적기라고 조언한다.

 

초보 컬렉터가 주의할 점에 대해 조언도 준다. 그림값을 결정하는 요인은 작가의 전성기 연대, 작품 소장 경위, 작가의 총 작품수, 작품 재료와 기법, 크기 등과 아울러 작품을 보는 안목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초보자들이 미술품에 투자할 때 구매 목적을 잘 설정해야 한다고 한다. 가격 조사 후 구매하고 소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되 작품 활동이 활발하고 인지도가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시민들의 미술작품 감상법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는 “미술작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작품을 느끼고 많이 이해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예술작품은 각자 개인의 취향과 안목의 영역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진정한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많이 보러 다니며 감상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와 안목, 그림 전문가의 평가와 조언을 기반으로한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소장 작품 중 아끼는 작품과 이유를 물었다. ①100년 이상된 고서지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어 내는 전광영의 “집합” ②한지나 금박, 석채를 사용하는 서수영 작가의 “금벽인왕제색도” ③직접 한지를 만들어 자연 재료 반닫이와 보자기 모양을 연출하는 이승철 교수의 “한지부조” ④동양화 전공이면서도 서양화 같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김상철 교수의 “교회 가는 길” ⑤숯과 장지, 목탄, 먹을 사용하는 박영학 작가의 “단아한 풍경”이다.

 

 

영선갤러리 중앙에 테이블이 놓여 있는 것을 보면 갤러리 대표로서의 운영철학을 알 수 있다. 최소 12명이 앉아서 공부하며 토론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그는 “서울지역 갤러리처럼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유하고 즐기는 것이다. 분기별로 열리는 미술 특강에 20명 전후로 모인다. 한 번 온 사람은 다시 온다”고 한다.

 

지금 영선갤러리에선 ‘인연-만남의 기획특별전’(10.5∼12.31)이 열리고 있다. 박수근-박인숙(부녀지간), 김기창-박래현(부부지간), 하태임-류민자(모녀지간), 박고석-김수근(처남-매부), 홍일화-백승수(재불화가) 등 작가 20명의 작품 총 3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갤러리에선 김형진 대표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박하고도 재미있는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덤으로 김 대표의 평범하고도 소박한 모습, 학구파의 면모도 볼 수 있다. 필자와 같은 미술 입문 초보자는 물론 미술애호가에겐 더할 수 없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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