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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8> 마음의 틀

교육, 훈련 등 통해 8가지 지능
일정 수준까지 계발할 수 있어


다중지능의 가장 근간이 되는 기념비적인 책은 가드너 교수가 1983년에 출간한 '마음의 틀' (Frames of Mind)이다. 여기에서 그는 기존의 IQ 관점에 도전하면서 다중지능 이론을 주창했다. 가드너는 여기서 지능이 한 가지라는 생각의 한계를 깨달았다고 고백하고 있으며, 기존의 지능 개념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창의력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은 다양한 지능을 동시에 한꺼번에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그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운동을 잘하는 것도 지능이며 사람을 잘 사귀고 자기 자신을 차분하게 반성할 줄 하는 것도 지능으로 본다. 그리고 IQ가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지능 중 한 가지만 잘 발휘해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의 틀 속에 나타난 그의 주장을 간략히 살펴보면 대략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첫째로,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든 인간은 8가지 지능을 모두 갖고 태어난다. 이 8가지 지능이 다양한 방식으로 합쳐져서 한 사람의 인간을 만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여러 분야에 두루 정통한 팔방미인이 있을 수 있고, 축구 선수 안정환처럼 한 가지 지능이 다른 지능에 비해 두드러지게 우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정환이 신체운동지능만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

경기를 할 때 상대방 선수의 심리를 읽어 내고 그의 행동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인간친화지능이나 위기에 처하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고 통제할 수 있는 자기성찰지능, 더 나아가 패스나 슈팅에서 속도와 각도를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논리수학지능이 함께 작용한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로 8가지 지능은 따로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력한다. 집을 지으려면 먼저 책을 읽고(언어지능) 건축 공부를 해야 하며, 공학적 계산(논리수학지능)을 해야 한다. 관련된 여러 사람과 만나야 하며, 특히 집 짓는 현장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을 잘 이끌어야만(인간친화지능) 한다. 때때로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반성(자기성찰지능)할 때도 있다. 생활과 업무, 운동 경기 등 이러한 예는 수없이 많다.

셋째로, 다중지능 이론은 교육과 훈련 등을 통해 누구나 이 8가지 지능을 일정한 수준까지 계발할 수가 있다고 본다. 교육 환경과 개인적인 노력, 사회적 여건 등이 잘 주어진다면 비교적 높은 수준까지 각 지능을 계발할 수 있다.

넷째로, 지능이 어떤 틀에 박힌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어휘 구사력이 뛰어나고 말은 잘하지만 글은 못 쓰는 경우가 있다. 또한 어려운 수학 문제는 잘 풀면서도 일상생활의 돈 계산에는 약한 경우도 있고, 움직이기를 싫어하고 운동도 싫어하지만 신체를 사용하는 다른 일을 할 때는 전혀 딴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떤 한 가지 지능을 계발할 때도 다양하고 풍부한 방법을 추구해야 하며, 각 지능이 주고받는 복잡한 상호 작용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다섯째로, 각각의 지능이 가진 특성을 살려 효과적으로 계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한 지능만을 따로 떼어내서 집중적으로 계발한다는 것은 다중지능 이론의 기본 전제와 어긋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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