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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5> IQ 이데올로기를 깨자

IQ는 인간능력을 흑백 논리로 파악
천재는 잠재능력 계발에 성공한 사람

IQ는 인간 잠재능력을 재는 정확하고 신뢰로운 검사가 아니다. 실제로 IQ는 인간의 다양한 잠재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기본적인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 인간능력을 흑백 논리로 파악하는 IQ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 주는 아주 적절한 사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미국 육군의 심리조사보고서(PEUSA Report, 1921)이다. 미국 심리학회가 용역 연구로 수행한 인종 간 능력 격차에 대한 연구는 세 가지 결론을 도출했다. 그중 하나가 미국 백인의 평균 정신(지적) 연령이 13세로 흑인(10세)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인은 11세, 폴란드인은 10.7세로 조사되었고 인종적으로는 북유럽 인종, 슬라브족, 남유럽 인종 순이었다. 이 결론은 남부와 동부 유럽인의 이민 제한 강화 및 유태인 이민 금지를 골자로 하는 이민제한법, 출산 장려 및 억제를 핵심으로 하는 건강 복지 정책, 분리 교육을 핵심으로 하는 교육 정책의 근거가 되었다.

이것은 유럽계 백인 쇼비니즘이 작용한, 편견으로 가득 찬 억지 보고서로서, 인간의 다양한 능력을 백인 중심의 기준으로, 그것도 IQ라는 한 가지 기준을 적용하여 파악한 것 자체가 큰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같은 백인들 사이에서도 IQ 이외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무능력자로 분류하기까지 했다.

이 보고서는 인간을 단일한 능력 개념인 IQ로 서열화할 수 있으며 지능이란 거의 완전히 유전된다는 인종적 편견을 심화시켰다. 또한 IQ가 낮은 정신 지체자 및 유색 인종에 대한 사회 복지, 취업, 교육 정책에 영향을 주었다. 문제는 이러한 편견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이다. 흑인은 백인에 비하여 정신 연령이 낮으며 이것은 유전적으로 고착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신념은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신념은 지난 100년 가까이 국가, 사회, 경제, 문화 등과 관련된 모든 조직에서 인적 자원 관리의 이데올로기로 작용해 왔다. 즉, 모든 조직에서의 선발과 채용, 배치의 기준으로 IQ 또는 학력이 사용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은 이미 학계에서 충분히 지적되어 왔다.

모든 인간을 단일 능력으로 서열화하는 것은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인간의 잠재 능력에 대한 낭비이자 모독이다. 인류 역사에 공헌한 비범한 인재 혹은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IQ가 높았던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잠재 능력의 계발과 발휘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다행히도 오늘날 학교와 기업에서의 능력 평가 및 채용 관행에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IQ의 학교 성적 예언 및 졸업 후 사회적 적응과 성공 비율이 예상외로 낮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보험 회사 메트 라이프(Met Life)는 학교 성적과 가문, 추천서, IQ 중심의 평가에서 인성 평가(Optimism scale)와 귀인평가(Attribution Scale)로 전환하고 있다.

AT&T 산하 벨(Bell) 연구소의 경우에는 학문성 중심에서 사회성 중심으로 그 기준을 바꾸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IQ 중심의 인재 발굴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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