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0시,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행정복지센터(이하 센터)를 찾았다. 바로 원천동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센터 주차장에서 하기로 한 행사는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자 급히 장소를 실내로 옮겨 진행하였다.
행정복지센터 직원과 새마을부녀회 등 10개 단체원들 60여 명이 속속 모였다. ‘무채썰기, 파, 쑥갓 등 재료 다듬기를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구나!’ 이런 생각은 금방 빗나가고 말았다. 전날 김치 속에 들어갈 재료가 다듬어져 비닐봉투에 담겨 있었다. 재료는 물론 양념까지 미리 다듬고 준비해 놓았던 것. 재료를 섞고 액젓, 소금, 고춧가루, 녹말풀 등 양념을 부으니 김칫속이 금방 완성되었다.
이제 절인 배추에 김칫속을 넣으면 되는 것이다. 김치 버무리는 대(臺) 위 좌우에 20여 명이 줄맞추어 서서 작업하는 풍경이 일사불란하다. 시간도 절약되고 협동작업을 하니 일이 착착 진행된다. 아마도 이곳 단체원들이 이런 일을 많이 해 보았던 듯 보인다. 남녀 구분이 없다. 호흡이 척척 맞는다. 중간에 박사승 영통구청장이 합류하여 김칫속을 넣는다. 무거운 물건 이동은 젊은 남성이 앞장선다.
한쪽에서는 종이박스를 준비한다. 속을 넣은 배추는 비닐 봉투에 넣어 5kg 무게를 달아 묶어 박스에 넣는다. 박스 입구를 테이프로 봉하고 겉에 스티커 종이 한 장을 붙인다. 종이엔 ‘2024년 원천동 사랑의 김장 나눔. 2024.11.14.(목) 원천동행정복지센터·원천동새마을부녀회’라고 씌어 있다.
조직원이 한마음이 되면 일이 힘들지 않고 빨리 끝마치나 보다. 12시까지 90분 동안 5kg 단위 438박스가 만들어졌다. 후원 받은 95박스를 합치면 533박스다. 무게를 계산하니 2.6톤이다. 위대한 작업이 끝났다. 이재준 수원시장이 격려차 방문해 애쓰고 있는 단체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이들이 만든 김장김치 누가 받을까? 원천동 거주 어려운 이웃이다. 기초생활수급자 432가구, 사례관리 48가구, 한부모가족 8가구, 차상위 계층 30가구다. 김장김치 누가 나누어 줄까? 센터 방문 수령과 가구 배달이 병행이다. LG전자베스트샵 광교점에서 이인성 지점장과 직원 두 명이 왔다. 이동이 불편한 세대는 센터 담당자와 함께 자가용으로 배달했다.
김선혁 원천동장은 “원천동 거주 어려운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자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추진하게 되었다. 그들의 식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이 행사가 관내 단체원들과 주민들의 화합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행사는 관·민이 힘을 합친 복지 사업이다. 후원해 주신 여러 기관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오늘 행사를 앞장서 주도한 원천동 새마을부녀회 조미화 회장은 “여러 단체, 여러 회원들이 도와 주시어 행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며 “특히 동장님이 많이 도와 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윤두원 주민자치회장은 “김장 나눔은 해마다 하는 일이라 어렵지 않고 여러 단체원들이 합심이 되었기에 잘 마칠 수 있었다”며 “많은 양은 아니지만 맛있게 드시고 따뜻한 겨울을 나시기 바란다”고 했다.
점심시간 주차장 텐트에서 오늘 참가한 단체원들은 이재준 시장과 식사를 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필자도 영예스럽게 자리를 함께 했는데 이 시장이 단체장들의 안부를 세세히 묻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았다. 필자가 e수원뉴스 시민기자라는 것은 물론 신중년 포크댄스 강사라는 것도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
LG전자베스트샵 광교점 이인성 지점장과 직원, 원천동 최상미 담당자, e수원뉴스 문정인 편집자가 양손에 김칫통을 들고 어려운 이웃에게 배달하는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배달을 마치고 주민센터에 들어오니 오후 두 시다. 오늘 행사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행복한 현장 취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