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우리 부부 칠보산 진달래맞이 소풍 가는 날. 작년에도 이 맘 때 칠보산 진달래 보러 갔는데 올해도 진달래맞이 소풍이다. 얼마 전 '칠보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약칭 칠사모) 정삼훈 회장으로부터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부부는 집에서 가까운 칠보산을 자주 찾는다. 올해 산행, 여덟 번째인데 네 번이 칠보산이다.
아침 식사를 하고 9시 30분 집에서 출발. 무학사(茂鶴寺)를 지나는 제7코스 산행 시작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벌써 하산하는 분도 있다. 등산객 무리 두 팀을 만났다. 한 팀은 70대 여성 여섯 명, 한 팀은 70∼80대 남성 여덟 명. 아마도 대화 내용을 얼핏 들으니 우리 부부처럼 소풍 목적지는 행사장인 층층나무 쉼터인 듯 싶다.
무학사 일주문 '칠보산은 수원의 보배, 우리가 가꾸자' 현판이 보인다. 수원시민의 소중한 휴식터요, 힐링 장소다. 조금 더 오르니 야생생물 보호구역이 보인다. 이곳은 칠보산 생태습지로 칠보치마, 해오라비난초가 자라고 있다. 능선에서 우회전 하니 가진바위, 팔각정을 지나 층층나무 쉼터다. 10시 15분.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눈에 익은 분들이 반가히 맞아 준다.
오늘 행사 진행을 맡은 선영미 사무국장이 시간 여유가 있으니 가까이 있는 야생화단지와 진달래 군락지를 다녀 오라고 안내한다. 10여 명이 정삼훈 회장의 안내를 받아 그 곳을 찾았다. 진달래는 90% 정도 개화했다. 개나리꽃, 생강나무꽃도 보았다. 야생화단지에서는 12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산괴불주머니꽃도 보았다. 꿩의비름은 새순은 생김새가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다시 행사장인 층층나무 쉼터로 돌아왔다. 한 60여 명이 모였다. 일반 등산객과 칠사모 회원들이다. 정 회장은 "오늘 진달래맞이 산행 소풍 오신 것을 환영한다. 칠사모 회원들은 수원의 시화(市花)인 진달래를 잘 가꾸어 주어 고맙다. 고생 많았다"며 "오늘 우리가 준비한 화전 드시며 서로 산을 사랑하는 분들과 소통과 화합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금곡동 변영호 동장은 "칠보산을 찾아주신 등산객 여러분과 칠보산을 잘 가꾸어 주신 칠사모 회원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정겹게 대화를 나누고 칠사모에서 준비한 음식도 드시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금곡동, 호매실동, 입북동 주민들을 비롯해 평소 칠보산을 찾는 분들이 참석해 우의를 나누었다.
칠사모 회원들은 새벽부터 금곡동 주민센터에 모여 화전을 부치는 등 음식 준비에 노고가 많았다고 한다. 진달래꽃잎으로 만든 화전을 비롯해 김치, 닭발편육, 절편, 영양떡, 바나나, 방울 토마토를 준비해 참석자들의 입을 즐겁게 하였다. 막걸리를 한 잔 씩 주고 받으며 덕담을 나누는 모습도 보았다. 회원들은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격려하고 칠보산 가꾸기를 더 열심히 잘 하자는 이야기도 주고 받았다. 행사 도중에 갑자기 우박과 눈이 내려 진행에 어려움을 주었지만 남부지역 산불 진화에 도움을 주는 서설(瑞雪)이라고도 했다.
칠사모 결성이 궁금했다. 2015년 초창기엔 정삼훈 회장이 혼자서 칠보산 가꾸기를 시작했다. 진달래가 햇볕을 보지 못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잡목제거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회원이 60명 정도로 늘어나 장비도 갖추고 퇴비를 주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조직도 정비되어 회장, 사무국장, 기획국장, 재무국장, 사업국장, 자문위원장 체제를 갖추었다. 단체 카톡방도 개설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지금 칠사모 활동은 크게 다섯 가지다. 칠보산에 진달래 꽃동산 만들어 작은 지역축제 하기, 칠보산 야생화단지 조성으로 야생화 견학 학습장소 운영하기, 층층나무 쉼터 만들어 가꾸기, 팔각정 주변 진달래 가꾸고 해맞이 장소 만들기, 개나리 화장실 명칭 만들어 등산객들에게 위치 알려 주기 등이다. 칠보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산목련, 생강나무, 자귀나무, 엄나무 등도 보호하고 가꾸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 행사 소감을 물으니 정 회장은 "이번 행사 4년째 이어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다"며 "회원들의 호응도 높고 등산객들에게도 점차 알려지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산을 찾은 사람들이 진달래꽃을 보면서 즐거워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고 했다. 그에게 있어 '칠보산이 전부'라고 한다. 칠보산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통 오전과 오후 1회 씩 두 번을 오르는 날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금곡동에 거주하는 정 회장(79)은 "창설멤버 5-6명이 지금껏 꾸준히 함께 하고 있어 고맙기 그지 없다"며 "오늘 날이 춥고 눈까지 내렸는데도 회원들이 협력해 행사를 잘 치뤄주었다"고 했다. 수원시민들에게는 "칠보산을 자주 찾아 시설을 잘 이용하고 건강행복, 힐링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칠사모 총무를 두 번 역임한 곽한인 자문위원장은 "오늘 날씨가 궂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함께 즐기는 봄소풍을 만들어 주시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칠사모 회원들은 시민들이 편히 쉬고 즐길 수 있는 칠보산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부부의 칠보산 진달래맞이 봄소풍, 내년 제5회 행사를 기대한다. 칠보산에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크나큰 행복이다. 칠보산, 우리가 가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