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서 ‘발칙하다’를 찾아봤다.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
최근에 발칙한 녀석을 본 적 있는가? 만약 있다면 당신은 글쟁이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글은 처음에는 발칙하기 때문이다.
초고는 철이 없다. 천지 분간도 못하고 이리저리 날뛴다. 고삐 풀린 망아지보다 더 사납다. 녀석을 달랠 방법은 딱 하나다. 바로 ‘퇴고’다. 이번엔 퇴고의 뜻을 찾아보자.
-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음.
당나라의 시인, 가도와 한유는 몰라도 된다. 밀 퇴(推)와 두드릴 고(敲)의 대결도 알 필요 없다. 그저 ‘다시 쓰기’가 중요하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그게 전통적 글쓰기든, 블로그 글쓰기든 간에 말이다. 이건 글쟁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가 있다. 그는 영화 <쇼생크 탈출>, <1408>, <미스트>의 원작자로도 유명하다. 킹은 글쓰기 책도 출간했다. 제목은 《유혹하는 글쓰기》다. 저자는 책에서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지어 “초고의 10%는 무조건 덜어내라”라고 조언했다.
2023년, 필자는 《선생님 블로그 해요?》를 출간했다. 그 책은 필자가 속한 교육청에서 내줬다. 덕분에 글쓰기 고수에게 첨삭을 받을 수 있었다. 《인문학 공부법》으로 유명한 안상헌 작가가 조언을 해줬다. 그는 “초고를 쓰고 적어도 한 달은 묵히라”라고 말했다. 그래야 자식 같은 내 글에 칼질할 수 있단다.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나의 초안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바로 퇴고라는 만병통치약을 처방했다.
블로그 글쓰기도 원리는 같다. 초고를 썼으면 이제 절반 완성한 것이다. 남은 반은 퇴고로 채우면 된다. 필자가 블로그 원고를 퇴고하는 법을 소개한다.
1. 세 번 읽기
처음에는 가볍게 읽는다. 두 번째는 삽입한 사진과 영상의 조화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자 입장이 되어 읽는다. 모니터와 스마트폰에서 각각 어떻게 보일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2. 소리 내어 읽기
술술 읽혀야 한다. 입이 편해야 눈도 편하다. 만약 소리 내어 읽었을 때 막힌다면 무조건 고치자.
3. 맞춤법 검사
블로그에서는 맞춤법 검사 기능을 제공한다. 클릭 한 번만 하면 된다. 어떤 낱말로 고치면 되는지 추천도 해준다. 제아무리 좋은 글도 ‘마춤뻡이 틀리면 미듬이 않 간다’. 꼭 확인하자.
지금 읽는 이 글의 생일은 언제일까? 필자가 초고를 완성한 2월? 아니면 퇴고 다섯 바퀴 돌리고 원고를 제출한 3월? 그것도 아니면 신문으로 발행된 4월? 녀석의 생일이 언제든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발칙한 원고를 매우 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