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교육부장관 임명을 위한 두 번째 인사청문회는 사과청문회가 됐다.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교진 후보자는 그동안 본인과 관련해 제기된 다양한 의혹과 문제에 연신 사과했다. 하지만 3선 교육감, 9년 교사 경력의 교육자 출신답게 다양한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소신을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통일운동가 시절 잦은 방북과 친북성향 언행을 문제 삼았다. 정성국 의원은 “우리의 주적은 누구냐”고 질의했으며, 김용태 의원은 “과거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음모론 전파에 앞장서며 공유했다”고 물아세웠다.
서지영 의원도 “공기업 감사로 있으면서 우리 민간인이 북한군에 총격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음에도 북한을 방북할 정도로 VIP”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북한군은 우리의 주적이지만 북한 주민은 화해와 협력의 대상”이라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천안함 음모론 관련 글에 대해서는 “혹시라도 상처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페이스북에 ‘(최 후보자가)불특정인을 대상으로 사과와 해명을 하며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고 글을 올려, 오후 청문회에서 최 후보자가 다시 사과하기도 했다.
또 SNS 등에서 ‘동지’라고 부르는 특정인이 그동안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훈련 폐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주장한 것에 동의하느냐는 김용태 의원의 질문에는 국가보안법 철폐는 사안에 따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대해서는 머뭇거렸다. 동지라는 호칭에 대해서도 젊은 시절 관용적 표현이라고 거리를 뒀다.
과거 음주운전과 학생 폭행 이력에 대해서도 야당은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음주운전은 파렴치범이자 잠재적 살인행위라는 점을 인정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2003년 당시 교사는 아니었지만 음주운전은 분명한 잘못이고, 생애에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며 “이후 반성의 의미로 22년간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같은 당 조정훈 의원은 “성적이 떨어져 우는 여학생을 때린 것이 그 때가 마지막이냐”고 물어 최 후보자가 그렇다고 답했다.이어 조 의원이 “이후에 새로운 증언이 나오면 사퇴할 의사가 있냐”고 재차 묻자, 최 후보자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 답변은 어렵다”는 취지로 즉답을 피했다.
정책질의에서 최 후보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취소할 일은 아니라며 추진 의지를 밝혔다. 대입시제도 개선과 교원 증원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행정안전부, 국가교육위원회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 후보자는 세종시교육감 재직 시절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세종공동캠퍼스를 운영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교권과 관련해서도 “선생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교권 침해로 인해 교육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에 취임하면 교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며 강조했다.
한편 인사청문회 다음날인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자는 교육자가 아닌 이념 정치인”이라며 자진사퇴 및 정부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교육위 국민의힘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