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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나이가 들어가니 젊을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 예전 취미로 하던 운동은 일이 되었고 공부는 취미생활이 되었다. 나는 운동 중에서 수영과 걷기를 선택했다. 일주일에 3일은 수영을 하고 다른 날은 걷기로 채운다. 비록 늦게 시작한 수영이지만 참 잘한 일 중 하나이다.

 

소식을 하는 나로서는 땀을 흘리면서까지 하는 운동은 체력이 감당하지를 못한다. 물론 처음 몇달간은 힘들어서 다녀올 때마다 궁시렁거렸다. 그럴 때마다 남편이 응원해 주었다. 지금 그만두면 영원히 못한다고.

 

걷기로는 동네 중앙공원과 탄천길을 걷기도 하고 특히 연금공단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모델워킹을 한다. 한달에 한 번씩 자원봉사쇼를 하는데 이를 위해 사전 워킹을 연습한다. 평소 하고 싶었던 시니어모델 활동으로의 만족감과 봉사도 겸하니 금상첨화다.

 

일반 모델처럼 의상비 등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참여자들이 모두 공무원 출신의 은퇴자들이라 동질감도 있어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출석에 대한 부담도 없다. 행사 시 원하는 사람이 신청하면 그네들만  참여하는 구조이다. 드레스코드는 운영진에서 정해준다. 세미정장, 바바리, 진, 휴양룩 이런 식이다.

 

현직에 있을 때도 남들은 운동을 했었겠지만 난 역부족이었다. 잠꾸러기인 나는 결혼 전에 잠 안 자고 부부관계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듯이 직장과 육아, 살림에 언제 운동하는지 신기해보일 정도였으니까.

 

40대 어느날 선배 샘들이 운동 이야기를 할 때 내가 물었다. "선생님 운동은 왜 해요?"라는 질문에 의아한 눈빛으로 날 보더니 "우리 나이되면 알아요"했지만 난 50대에도 운동을 안 했었고 필요성도 못 느꼈다. 퇴직 얼마 전에 요가를 잠깐 했던 것이 전부였는데 어느덧 운동이 나의 일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취미생활은 공부이다. 공부가 취미생활로 바뀌고나니 정말 재미있다. 예전에는 의무적이거나 필요에 의해서였겠지만 이젠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문제는 하고싶은 것이 너무 많다. 요즘 매일 아침 남편이 출근 후 영어회화 공부와 틴휘슬을 연주하고 있다. 영어회화는 EBS FM에서 하고 탄휘슬은 혼자서 교재를 사서 한다. 그리고 인생학교에서 금융과 AI로 글쓰기 공부를 한다. 최근에는 시사경제와 철학수업까지 보태졌다. 남들은 야외나들이 수업을 많이 하지만 나는 왠지 이런 과목이 더 끌린다. 사색하고 글쓰고 경제를 알아가는 것이 좋다. 그래봤자 예전보다 훨씬 여유가 있지만 거의 매일 한가지 이상의 일과 취미생활을 하다보니 외출이 잦다.

 

나는 집에 있어도 무료하지 않고 너무 좋지만 이런 일정이 없으면 몇날며칠이라도 밖을 안 나가니 그것도 문제이다. 급변하는 AI시대에 알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수많은 생활정보와 쏟아지는 지식을 익히기에 누가 시키거나 평가하지 않는데도 스스로가 빠져들어간다. 학교교육에는 없지만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이 참교육이 아닌가?

 

은퇴 후의 일과 취미생활은 정말 재미있다. 예전 바쁘던 시절의 일들은 비록 나의 선택이었지만 싫어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의 모든 것들은 전적으로 자유의지로 이루어지니 이보다 행복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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