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역사 연구자들이 한데 모여 일본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소장 한도현)는 18일 중국 난징시 난징사범대학에서 ‘일본 역사왜곡 대응 한·중(韓中) 공동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일본 정부의 역사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일본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는 데 의미를 갖는 이번 세미나에서 김지훈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역사교과서를 통한 공민교육 배양-일본 새 역사 교과서 출현의 배경과 공민교육'이라는 발표문에서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 등장의 배경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2차 대전 후 일본을 점령했던 미군정이 일본 군국주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지 않아 '황국사관'도 청산되지 않았다는 점 ▲1990년대 민족의 분리 독립과 내셔널리즘의 고양이란 세계적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우익 세력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일본의 역사를 미화하고, 국가 이익을 우선하는 역사관 수립을 주장했다는 점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지켜보면서 일본은 강력하고 특수하다는 인식의 대두 등을 새 역사교과서의 등장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안병우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는 '전통인식과 역사교육'이라는 발표문에서 “전근대 일본의 한국사서술의 경향은 ▲소수 학설에 입각해 한국사를 왜곡 비하하고, 부적절한 자료를 인용하고 있으며 ▲한반도 역사에 대한 멸시와 그에 연결된 일본사에 대한 상대적 우월의식을 가지며 ▲임진왜란의 서술에서 '출병' 등의 용어를 통해 침략성을 은폐하고 침략에 의해 조선 사회가 겪어야 했던 고난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 박사는 ‘국민교육과 역사교육-후소샤판 근현대사 서술과 일본 우파'라는 발표문에서 후소샤 교과서의 특징으로 ▲2001년 '자체수정'이란 이름으로 삭제했던 내용을 토씨하나 바꾸지 않고 2005년도 신청본에 그대로 다시 넣고 있고▲중국에 관해 악의적인 서술로 일관하고 있으며 ▲역사교과서와 역사교육이 새역모의 정치운동을 위한 수단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한편 한국문화교류센터와 난징대학살기념관은 일본교과서왜곡에 대한 공동대응방안도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