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야 데야~ 에야 데야~ 에야 데야~”
경기 시흥시 정왕초등교 음악실. 아이들이 ‘봄이 가고 여름 오면’이란 창작국악동요를 배우며 노래한다. 선생님의 장단에 맞춰 아이들은 신나게 노래를 흥얼댄다. 아이들의 어깨는 어느새 저절로 들썩이고 있다.
“우리가락을 노래하다보면 이렇게 어깨춤이 절로 나요. 아이들이 저렇게 흥에 겨워하는 걸 보면 정말 우리 것인가 보다는 생각이 들지요.”
우리 음악을 전통악보인 ‘정간보’로 가르치고, 한국민요 세 곡을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도록 만든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정년을 맞는, 그러나 열정만큼은 신임 교사 못지않은 이봉옥(62) 선생님이다.
“이웃 중국에서는 어떻게 민요를 가르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중국 음악교과서를 구해 보았는데, 중국 교과서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서양음악 일색이었어요. 바로잡고 싶었어요. 그래서 리 선생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후 편지가 오가게 됐지요.”
그는 중국 음악교과서 편찬위원인 리민(李泯) 씨와 3년 동안이나 동양의 전통음악 교육에 관한 의견을 편지로 주고받았고, 그 결과 지난해 9월 학기부터 중국 전국의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들이 배우는 음악교과서에 ‘아리랑’ ‘도라지’ ‘옹헤야’ 등 우리 민요 세 곡이 실리게 된 것이다.
전통음악 교육에 관한 이 선생님의 열정은 이미 국내 음악교육계에는 전설이다. 1963년 교직에 입문한 그는 1967년 한국교총에서 실시한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 민요교육 연구 결과를 제출해 ‘푸른 기장’ 표창을 받았다. 그 뒤 아이들에게 우리 것을 가르쳐야한다는 일념 하나로 방학기간 하루도 빠짐없이 교육부(당시 문교부)편수국 관계자를 방문, 설득했다. 1970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음악 교과서에 처음으로 여섯 곡의 우리 민요가 실리게 된 것은 이러한 그의 숨은 노력 덕분이었다.
이 교사가 최근 가장 열정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정간보’. 우리 음악은 전통악보인 정간보로 가르치자는 것이다. 지난해 말 펴낸 570쪽에 달하는 초등학교 음악지도서 ‘교과서에 있는 우리 음악 최소한 이렇게 가르치자’는 이 이론을 집적한 그의 40년 노력의 결과물이다.
“지금은 초등 전 학년 음악 교과서의 37%가 우리 노래에요. 35년 동안 조금씩 진보한 결과지요. 이번학기를 끝으로 아이들과 헤어지는 건 섭섭하지만, 작년부터 교원연수원에서 ‘전래음악 지도체제’를 강의하고 있으니까, 이젠 후배들이 제 뜻을 이어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