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은 행동의 원인 파악하는 것
동기부여는 내적요인을 강조해야
한 학생의 성적이 예상과 달리 아주 좋게 나왔습니다. 이럴 때 아마도 선생님은 그 학생이 어떻게 그렇게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실 겁니다. 이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인지, 아니면 시험이 쉬웠는지, 혹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은 아닌지 그 원인을 따져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했다거나 아니면 부정행위를 했다는 등 어떤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와 같이 행동의 원인을 찾는 것을 귀인(歸因, attribution)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할 때에는 다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는 일이 많습니다. 가령 학교장면에서만 하더라도 그 학생이 왜 다른 학생과 다투게 되었는지, 왜 이번 시험에는 성적이 엉망으로 나왔는지, 왜 오늘 지각하게 되었는지…. 그러한 원인들에는 성격이나 태도, 기분, 체력 등과 같은 내부의 것일 수도 있고, 운이라든가 주위의 압력, 돈, 날씨와 같은 외부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가령 시험을 잘 봤을 때 ‘공부를 많이 해서’라고 말하면 내부귀인이지만, ‘문제가 쉬워서’라든가 ‘운이 좋아서’라고 말하면 외부귀인이 됩니다.
이러한 귀인은 어떤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환경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가령 만날 약속을 한 어떤 사람이 항상 약속시간에 늦는 것이 그의 습관이라면 이번 약속에도 그가 늦을 것을 예측하고 조금 늦게 출발할지도 모릅니다(통제). 또 한편 귀인은 우리의 감정이나 태도, 행동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령 한 학생이 교실 유리창을 깨뜨렸을 때, 청소를 하다가 실수로 깨뜨렸는지, 아니면 성난 분풀이로 고의로 깨뜨렸는지에 따라 그 학생에 대한 처벌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귀인은 학생의 동기부여와 관련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줍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행동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일어났다고 보게 되면 우리는 그 행동을 외부요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할 마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마 선생님께서도 학창시절에 이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마음먹고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았을 때 마침 어머니가 “공부 좀 해라”고 하면 공부할 마음이 싹 달아나 버렸던 경험 말입니다. 이는 공부하려는 것이 자기 스스로의 마음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가 시켜서 공부한다는 식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학생이 공부하도록 강압적으로 시키게 되면 그 학생은 성적이 오르겠지만, 마음속으로는 외부압력 때문에 공부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성적을 얻게 된 것은 자신의 노력보다는 선생님이 시켜서 행동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학생은 자발성이 없어지고 피동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적 동기부여가 중요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자기가 좋아서 하느냐 혹은 마지못해서 하느냐에 따라 느끼는 생각이 다르고 하는 행동이 달라집니다. 주인정신이냐 종의 정신이냐 하는 차이입니다. 주인정신(내부귀인)으로 등산하는 사람은 앞서 가고 지칠 줄을 모릅니다. 하지만 종의 정신(외부귀인)으로 마지못해 따라가는 사람은 산에 오르기도 싫고 발걸음도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뒤에 처지고 빨리 지칩니다. 꼭 등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