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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5>‘중국 땅’ vs ‘독립 국가’ 兩岸 갈등 ‘팽팽’

대만은 중국 영토인가?

   대륙 사회주의, 홍콩・대만 자본주의 ‘一國兩制’ 원칙
대만 독립이나 영토 중국과의 분리, 용납될 수 없어
   
臺灣   대륙 역사 배제, 역사만 독립과목으로 다뤄
‘일국양제’ 주장으로 관계 파탄, 중국측 책임 강조

2005년 3월 14일 중국의 제10회 인민대표대회 제3차 회의에서는 ‘반분열국가법(反分裂國家法)’을 제정・통과시켰다. 중국과 대만(臺灣) 사이(즉 兩岸關係)에서는 이 법의 제정을 둘러싸고 그동안 치열한 논쟁과 비판이 이어졌다.
‘반분열국가법’의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조): 대만독립을 주창하는 분열세력의 국가분열을 반대하고 저지하며 조국의 평화통일을 촉진하고, 대만 해협(海峽)지구의 평화안정 및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결 그리고 중화민족의 근본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헌법에 근거하여 본법을 제정한다.” “(제2조):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륙과 대만은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하며,…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다. 국가는 절대로 ‘대만독립’을 주창하는 분열세력이 어떤 명분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제3조): 대만문제는 중국 내전에서 비롯된 미해결 문제이다. 대만문제를 해결하고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국의 내부 일이며 어떠한 외국세력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제7조): 국가(중국)는 대만해협 양안 사이의 평등한 협상과 담판을 통해 평화통일을 실현한다.” “(제8조): ‘대만독립’을 주창하는 분열세력이 어떤 명분이나 어떤 방식을 써서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는 일을 저지르거나,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킬 만한 중대한 사변이 발생하거나, 평화통일의 가능성이 상실될 경우, 국가는 비(非)평화적인 방식 및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해서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중국이 ‘반분열국가법’을 제정하는 의도는 대만독립을 저지하려는 데 있다. 중국정부는 ‘반분열국가법’에서 대만의 독립상황이 발생할 경우 무력을 사용해서 저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 법이 “대만독립으로 통하는 길목을 가로막고 대륙과 대만의 발전궤도를 통일의 틀에 고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대만정부에서는 ‘반분열국가법’을 “현상을 바꾸려는 중국의 기도”로 규정하면서 그 법이 “침략성과 위협적 의미를 띠고 있다”고 비판한다.
대만지도
(
국민중학 인식 대만 역사편, 국립편역관, 2003, 2쪽)
대만에서는 중국대륙으로부터 독립하기를 바라는 움직임이 있는데 반해, 대륙에서는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되, 평화적인 방식이 여의치 않을 경우 무력을 통해 저지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대만’이라는 땅을 둘러싸고 한쪽에서는 합치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능한 한 분열과 분치(分治)의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대만’은 어떤 존재인가? 이 문제에 관한 중국정부와 대만정부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대만정부는 “대만(대만에서는 ‘중화민국’이라 지칭)은 실질적인 독립 상태로서, 1912년 중화민국이 성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세계의 일부 국가들로부터 ‘독립국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대만은 엄연한 주권을 지닌 독립국가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정부는 “해협 양안(兩岸)은 하나의 중국에 속하며, 이러한 현상은 미국으로부터 정의될 수 없고 대만으로부터도 정의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대만은 중국의 주권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중국에 귀속된 일부라는 것이다. 중국정부에서는 대만의 독립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외국의 간섭을 극구 거부한다.
대만에 대한 시각 차이로 중국과 대만(즉 양안)의 통일에 관해서도 중국정부와 대만정부는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대만 쪽에서는, “1996년부터 대만은 특정 영토 내의 특정 인민이 완전히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해당 영토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지닌 정부를 선출했다”는 점을 들어 대만정부의 합법성과 대만영토의 독자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만정부는 “중국과의 통일은 두 개의 독립적이고 평등한 국가가 담판을 할 때만 생산적인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변한다. 즉 중국이 대만을 ‘독립적이고 평등한 국가’로 인정해야만 양안 통일에 관한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정부에서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고 대만영토가 ‘중국의 고유 영토’임을 전제로 평등한 담판과 협상을 통해 평화통일을 실현하자고 주장한다. 상술한 논쟁을 살펴보면, 중국 쪽에서는 대만을 중국의 영토이자 귀속의 대상으로 파악하는데 반해, 대만 쪽은 대만이 독립 상태임을 강조하면서 중국에의 일방적인 귀속에 반대한다.
그렇다면 “대만은 대륙과 무관한 독자적인 영역인가?” “대만의 역사는 중국과 무관한 것인가?” 상술한 양안관계 및 ‘대만의 정체성’에 관해 중국과 대만의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는 어떻게 서술되어 있을까? 먼저 중국의 고교 역사교과서(中國近代現代史 下冊, 인민교육출판사, 2001)에서는 “대만해협 양안의 분열 상태를 종식시키고 조국의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 중국인민의 공통된 염원”임을 전제로, “1979년 1월 중국이 ‘대만동포에게 알리는 글’을 발표하여, 평화로운 방식으로 조국을 통일시킨다는 방침을 선포하고 대만해협 양안이 먼저 통항(通航)과 우편 교환, 통상과 친척방문 및 관광을 실현시키자!”고 건의한 점을 밝히고 있다. 또한 “1981년 9월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인 예지엔잉(葉劍英)이 담화문을 통해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국민당이 대등한 담판을 통해 제3차 국공합작을 실행하자고 제의했으며, 이 정책은 대만해협 양안 인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중국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중국정부의 대만 정책은 다음과 같다. 즉 “조국(중국)이 통일된 후 대만은 특별행정구로서 고도의 자치권을 누릴 수 있고 군대를 보유할 수 있다. (중국)중앙정부는 대만의 지방 사무에 간여하지 않는다. 대만의 현행 사회・경제제도나 생활방식, 그리고 외국과의 경제・문화관계는 모두 바뀌지 않는다. 개인의 재산・집・토지・기업 소유권・합법적인 계승권・외국의 투자는 침해를 받지 않는다. 대만 당국과 각계 대표인사는 전국적 성격의 정치기구의 지도적 직무를 맡을 수 있고 국가 관리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의 대만정책 핵심인 ‘고도의 자치권 부여’는 1980년대 초 덩샤오핑(鄧小平)의 “일국양제(一國兩制)”로 집약된다. 중국 고교 교과서에는 덩샤오핑이 여러 차례의 담화를 통해 ‘하나의 국가, 두 종류의 제도’라는 ‘일국양제’의 구상-“중화인민공화국 내에서 대륙의 10억 인구가 사회주의 제도를 실행하고, 홍콩・대만이 자본주의 제도를 실행한다.”-을 밝혔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중국 교과서에서는 ‘일국양제’가 대담하고도 창조적인 대전략이며, 1984년 ‘정부공작보고’ 형태로 통과되어 공식화되었다는 점을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일국양제’ 정책이 실시된 이후 “대만과 조국 대륙의 통일은 국내외 중국인의 공통된 염원이 되었고, 해협 양안 동포의 공동의 노력에 따라 조국의 통일 대업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중국 교과서 내용에 따르면,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고 통일되어야 할 중국의 영토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대만의 독립이나 대만영토의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는 용납될 수 없다.
양안협상  1993년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사이의 회담 광경(국민중학 인식 대만 역사편, 국립편역관 2003, 100쪽)

그렇다면 대만의 역사교과서에서는 대만 자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대만의 중학교 역사교과서(國民中學 認識臺灣(歷史篇) 全一冊, 國立編譯館, 2003)는 대륙의 역사를 배제한 채 대만 자체만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대만에서는 대륙의 역사, 즉 중국사와의 관련성 속에서 대만의 역사를 서술하던 종래의 방식을 탈피하고, 완전히 대만만의 역사를 따로 떼어 독립과목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중국사만을 따로 떼어 ‘국민중학 역사’(國立編譯館 主編) 제1책(중국 고・중세사)과 제2책(중국 근현대사)으로 나누어 가르치고 있다. 대만역사만을 다루고 있는 ‘인식 대만’ 교과서에서는 대만 역사의 특징을 “문화의 다원성, 대외관계의 친밀성, 국제무역의 흥성, 모험적이고 진취적이며 곤란을 극복하는 정신”으로 집약시킨다.
양안관계 혹은 대만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인식 대만’ 교과서에서는 1988년 등장한 리덩후이 정부가 “중화민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다시는 고집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분열되어 각각 다스려지는 두 개의 대등한 정치실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화민국은 하나의 주권을 지닌 독립 국가이며 경제적 실력으로 중공의 외교봉쇄를 타파하고 중화민국의 국제적 지위를 확보한다.”는 대만정부의 입장도 밝히고 있다. 더 나아가 ‘인식 대만’ 교과서에서는 양안의 통일문제와 관련하여, “1991년에 대만정부가 ‘국가통일강령’을 통과시키고 계엄령을 해제하는 동시에, 호혜와 상호 신뢰에 기초한 합작과 통상 등의 점진적인 방식으로 중국과의 통일을 희망한다는 것을 선포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대만정부 역시 대륙과의 통일을 희망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데 “중공은 (중국과 대만이) 분열되어 각각 다스려지고 있는 사실을 무시하고 ‘일국양제’를 계속 주장함으로써 양안관계는 아직까지 결정적인 진전이 없다.”고 하여, 양안관계 파탄의 책임이 중국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인식 대만’ 교과서에서는 “양안 해협의 장기간에 걸친 분열과 분치(分治) 상황이 쌍방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제도 등에 커다란 이질성과 거리감을 야기했다.”고 하여, 양안 통일의 현실적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중공으로 하여금 이러한 객관적인 현실을 인식하도록 촉구해서, 대만・펑후도(澎湖島)・진먼도・마쭈도(馬祖島)에 대한 (중국의) 무력사용을 포기하고, 이성적이고 대등하고 호혜적인 원칙하에 양안의 평화적인 우호관계를 수립하고 문화교류와 경제교류를 확산시켜나가면서 21세기를 맞이하자!”는 대만의 입장을 소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대만은 하나의 땅이지만, 중국정부와 대만정부의 그 땅에 대한 인식은 확연히 다르다. 중국정부는 대만을 중국의 일부분이자 중국영토에 귀속시켜야 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만정부는 대만 자체를 중국과 대등한 정치실체이자 그 자체로서 독자성을 띤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양안의 논쟁과 장기간의 분리・분치 상태는 대만의 귀속성과 정체성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대만인 자신도 정체성의 혼돈을 겪고 있다. 대만은 과연 중국 땅인가? 
윤휘탁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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