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합리적 규칙은 자기경험의 산물
자각하여 건강한 규칙으로 바꿔야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규칙과 관습에 얽매여 있습니다. 그러한 규칙들 대개는 필요하고 바람직하지만, 다음과 같이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비합리적인 개인 내부의 규칙들도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 보이기 때문에 이를 지키기 위한 스트레스도 큽니다.
첫째는 흑백논리(이분법적 사고)입니다. 항상 전 과목 100점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이러한 사고방식은 실수나 불완전함에 대한 공포나 불안을 유도하며 작은 실패에도 자신을 패배자로 간주하는 완벽주의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는 부정적인 면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가령, 시험에서 100문제 중 세 문제를 틀렸는데, 그 세 문제에 집착하여 자책하는 경우처럼, 잘못된 부분에는 계속 집착하면서도 자신의 좋은 측면에 대해서는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 결과 스스로를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뜨리고 맙니다.
셋째는 자신의 생각이나 결론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도 없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일이 잘못될 것이라고 지레짐작한 나머지 그 진위도 확인해 보지도 않은 채 자기의 결론을 단정해 버리면 그러한 잘못된 추측에 자기도 부정적으로 반응하게 되어 결국 원래에 없었던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넷째는 과잉확대 혹은 과잉축소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실수나 타인의 성공은 그 중요성을 과장해서 확대하고, 자신의 잘한 일이나 타인의 실수는 불공평하게 축소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열등감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없습니다.
다섯째는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난 저 녀석이 싫어. 아마 공부도 못하고 친구도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감정적 판단은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사실의 증거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안돼’의 과용입니다. 가령 약속시간에 5분 늦은 자신을 ‘시간관념 없는 사람’으로 자책하는 경우입니다. 자신에게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면서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은 불필요한 죄책감, 수치감 또는 자기혐오감을 불러일으키며, 타인에 대해서는 분노와 실망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일곱째는 잘못된 이름 붙이기입니다. 이것은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대신 ‘실패자’, ‘무능한 녀석’과 같은 부정적인 이름을 달아주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부정적 이름을 붙이는 경우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맞추어 행동함으로써 실제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 타인에게 그러한 이름을 붙여주는 경우 그 상대에게 적대감을 갖게 되고 상대 역시 부정적으로 반응하므로 결국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는 규칙들은 우리 자신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선택한 내적 규칙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내적 규칙들은 우리 생활에 때로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 때문에 많은 경우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즉 자신의 규칙을 어겼을 때에는 실망, 좌절, 분노, 불안, 죄책감 등을 심하게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생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그 자신이 갖고 있는 왜곡된 내적 규칙, 즉 비합리적 사고를 자각하도록 하여 이를 보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생각으로 바꾸어 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