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각급학교에서 국감자료 챙기느라 수업 못하는 일이 벌어질 듯하다. 국회 교육위는 올해부터 국감자료를 CD로 배포한다고 하고, 총리는 국감자료를 국민 일반에게도 공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종이 자료가 디지털화된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여전해 학교를 포함한 피감기관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국감에서 열린우리 복기왕 의원과 민노 최순영 의원은 경북교육청의 교육기자재 입찰 및 구매와 관련된 82만장 2.6톤의 자료를 요구하고 이를 몽땅 전교조와 전공노에 넘겨 줘 물의를 야기한 바 있다. 이러한 불법 사례에 대해 국회윤리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도 이와 유사한 행태가 되풀이 될 것이 뻔하다.
지난 국감 때 교총이 전국에서 80개 학교를 표집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료 제출요구는 8월에서 10월초까지 집중되고 학교당 평균 40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시․도 교육위원들이 요구한 30건보다 더 많다.
교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국감자료 요구 행태는 겨우 몇 시간을 주고 막무가내 식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몇 년치 또는 포괄적으로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다. 연초 교총은 국회에 자료 요구의 절대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방법 및 절차도 반드시 개선할 것을 정식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이다. 국회의원들은 과도한 자료를 촉박하게 요구하는 행위야 말로 교사들에게 수업 하지 말고 자료나 챙기라고 요구하는 것과 진배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해마다 국정감사 때가 되면 교원들은 기대와 짜증, 허탈함이 교차한다.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가 파헤쳐지고 공교육을 살리는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학교로서는 가장 바쁜 9, 10월에 열심히 자료를 챙겨 보내면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부디 올해는 막무가내 식 과도한 국감 자료 요구행태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