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가까이 있을수록 친밀한 관계
눈맞춤, 친근한 화제, 미소가 있어야 친밀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낯선 누군가가 우리 바로 옆에 붙어서 걸어가거나, 공원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다른 빈 벤치를 두고 낯선 사람이 옆에 앉거나, 혹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낯선 사람이 바로 옆에 와서 있다면 대개는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를 이동하게 됩니다.
우리는 옆에 있는 사람이 가족인가 연인인가 사업상 만나는 사람인가 아니면 생면부지의 사람인가에 따라 그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데 있어 좋아하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공간을 마치 자신의 일부인 것처럼 느낍니다. 이 공간이 바로 개인공간입니다.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까이 오는 것을 거부하기도 하며 또는 안락감을 느끼기 위하여 가까이 오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개인공간은 다른 사람과 간격을 유지하려는 거리(대인거리)로 측정하여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친밀한 거리로서 약 50cm 이내의 거리입니다. 이것은 연인들이라든가 어머니와 아기의 거리입니다. 너무 가까워서 다른 사람이 파고들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개인적 거리로서 약 50cm에서 1.2m 정도의 거리입니다. 친구와 이야기하기 좋은 거리입니다. 세 번째는 사회적 거리로서 1.2m에서 2m 정도의 거리입니다. 회의나 사업상 거래를 하기에 적당합니다. 마지막은 공공거리로서 3.5m에서 7.5m의 거리입니다. 이때에는 조금 큰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교실에서의 강의가 적당한 예입니다.
개인공간은 사람에 따라서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더 두려고 합니다. 선거 입후보자처럼 친근하고 긍정적인 인상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눈길을 마주치고 악수를 하려 듭니다. 자연 거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친밀할수록 사람들은 서로 가깝게 붙는 것을 허용합니다. 이것은 물론 거꾸로 생각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가깝게 붙어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친밀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만원버스나 지하철 안에서와 같이 가깝게 있다는 것이 꼭 친밀하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습니다. 또 항의하거나 싸우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코앞에 바싹 붙어서기도 하는데(야구감독들이 가끔 심판에게 항의할 때 하는 행동입니다), 이는 친밀감의 표시가 아니라 상대방의 개인공간을 침해함으로써 불쾌하게 하려는 ‘작전’의 일환입니다. 하지만 대개 낯선 사람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이(고의성이 없을 때) 우리와 가까이 서 있을 때에는 그들의 침입을 무시합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과 자기가 친밀한 가 아닌가를 알기 위해서는 대인거리 이외의 다른 요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것은 눈길 마주침의 양, 화제의 친근한 정도, 그리고 서로 미소 짓는 양입니다. 가까이 있는 어떤 사람이 자신과 눈을 자주 마주치고, 미소를 지으면서 개인적인 화제를 이야기한다면 상당히 친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원유 값 폭등으로 인한 에너지 대책이 필요할 때라든가 국제행사가 열릴 때 정부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을 종종 당부합니다. 하지만 이런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승용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자가용의 아늑함, 즉 자신만의 개인공간을 즐기려는 경향이 높기 때문인 것도 여러 원인 중 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