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14 (목)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국제

“대도시 학생에게 자연을 가르친다”

베를린, 행정지역마다 친환경 교육시설 운영
동·식물 돌보며 생명에 대한 소중함 가르쳐


샬린 슈미트(10세)는 방과 후면 곧장 집 근처인 모리츠 호프로 달려간다. 어린이 동물 농장에서 그가 돌보는 양인 되르테에게 먹이를 준비해주기 위해서다. 샬린은 이 농장에서 여러 동물 친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이대의 친구들, 친절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다. 베를린 장벽공원(Mauerpark)의 근처에 위치한 모리츠 호프라는 이 작은 농장에는 말, 양, 염소, 닭, 거위, 토끼, 돼지, 개, 고양이들이 함께 살고 있다.

이 농장은 프렌츠라우어베르크(Prenzlauerberg)와 옛 서독지역인 베딩(Wedding)과 접하며 옛 장벽이 있었던 곳 자리하고 있다. 통일 전 이 경계선은 소위 ‘죽음의 선’이라고 불리는 접근 금지 지역이었다. 베딩에 주로 터키인을 비롯한 저소득층이 살고 있었다면, 이곳 프렌츠라우어베르크는 고학력 젊은 층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게다가 비교적 베를린 중심지에 위치한 프렌츠라우어베르크 지역에는 몇 년 전부터 베이비붐이 일고 있다. 저 출산율로 고심하는 독일의 실정을 생각하면 놀라운 현상이다. 이 지역은 옛 동 베를린지역이었지만 통일 후 젊은 학생, 예술가, 보헤미안들이 모여들어 거주하는 지역으로 젊은이들의 다양한 대안문화가 숨쉬는 ‘쿨’한 곳으로 통한다. 그런데 이제 통일직후 20대이던 그 젊은이들이 부모가 될 나이에 된 2000년대 초반부터 출산율이 높아지는 추세로, 이 지역의 출생률은 독일 평균출생률의 20%정도 웃돌고 있다. 유아용품가게와 임산부용품가게도 눈에 띄게 많다.

또 가족법을 다루는 변호사사무실도 눈에 많이 띈다. 어린이들이 많아지면서 새롭게 생긴 풍경이다. 이곳에 가장 많은 어린이 연령대는 현재 2-5세로 아직 이곳의 6세부터 참여할 수 있는 이곳 프로그램을 함께 하기에는 너무 어리지만, 부모님과 함께 자주 어린이 농장 동물들을 찾아와 인사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높은 출산율과 더불어 높아지고 있는 어린이 놀이시설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현재 이 농장은 이 지역 부모들과 어린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이 농장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누구나 직접 방문해 동물들과 만날 수 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1시 30분부터 18시까지 개방되어 있다. 6세에서 16세까지의 어린이, 청소년들은 누구나 방과 후나 방학 때 원하면 이 농장의 생활에 참여할 수 있다.

동물농장의 울리케 호무트 교사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동물과 재미있게 놀뿐만 아니라 가축 우리를 청소하며, 먹이를 주며 동물은 돌봐야 하는 것이라는 책임감까지 배운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곳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동물을 쓰다듬으며 함께 놀기도 하지만 일주일 중 날과 시간을 정하여 직접 동물의 먹이를 만들고, 먹이를 주며, 채소밭에 물을 주는 책임을 떠맡는다. 농장에서의 생활에서 생기는 문제는 교사와 어린이들이 들이 서로 토론하며 어린이들의 의견도 반영된다. 네 명의 교사의 지도 아래, 시골생활을 느끼며,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각 동물에게는 이름도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돌보는 동물들은 가족과 같다. 또 호박, 토마토와 같은 채소를 유기농법으로 기르면서 대도시에서 거의 느끼기 힘든 자연을 배우고 느낀다.

농장 동물과 식물 돌보기 외에도 어린이들이 방과 후 독서, 찰흙, 나무와 같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기, 옛 수공업인 물레로 실잣기, 옷감 짜기 등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어린이 동물농장 모리츠 호프가 개장한 것은 1999년 5월이다. 처음에는 청소년 놀이집으로 문을 열었지만 2000년 4월에는 동물농장이 들어섰다. 이 지역에 농장을 짓게 된 취지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경제적 사회적 조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물과 식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이 농장의 교사 울리케 호무트는 말한다. 그는 또 이곳에서 어린이들은 자연의 순환계를 알아가게 되고 자연의 소중함도 배운다고 덧붙였다. 이 동물농장은 ‘베를린 프렌츠라우어베르크 놀이 문화 네트워크 사단법인’에 속한다. 이 사단 법인은 어린이 청소년들의 사회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베를린 시에서 재정을 후원 받고 있다.

친환경적, 생태적인 교육 취지를 가진 공익사단법인에 운영되는 교육시설은 이미 독일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 베를린에도 이런 비슷한 형태의 어린이 동물농장이 각 행정 지역마다 적어도 하나씩 운영되고 있다.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