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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다른애 소개시켜주세요”

하루는 우리반 나미가 수업이 끝났는데도 집에 가지 않고 교실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선생님!”
“그래, 나미가 선생님한테 할 말이 있는 모양이지?”
“사실은요, 제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요, 용기도 안나고 혹시 얘기했다가 그 애가 나를 싫다고 하면 어쩔까 싶어서….”
“그게 누군데?”
“한수범이요.”
“그래?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면 될까?”
“선생님이, 수범이가 저를 좋아하도록 만들어주세요.”

참 당돌하고 의기양양하다. 다음날 수범이를 불러 은근히 나미에 대한 반응을 떠봤다. 그런데 그렇게 좋아하는 나미와 달리 수범이는 나미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여름방학이 됐다. 그런데 이 일을 어찌하랴. 수범이가 방학 동안 전학을 가버린 것이다. 개학하고 며칠이 지난 방과 후에 나미가 다시 나타났다.

“선생님! 저 수범이는 이제 포기했어요. 다른 애 소개시켜주세요. 상준이요.”
“뭐?”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잖아요. 맘에 들어요.”
주저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당황하는 것은 내 쪽이다.
“나미야, 1학기 때는 수범이 좋아한다더니 이제는 상준이야? 한번 좋아하면 끝까지 일편단심이어야지 왜 그렇게 자주 바뀌니?”
“수범이가 좋긴 하지만 전학가서 만나기가 힘들잖아요. 같이 만나서 얘기도 하고 휴일에는 공원 같은 데 같이 놀러가야 되는데 수범이하고는 그렇게 하기 어렵잖아요!”
“…….”

초등학교 5학년의 거침없는 대답에 나는 선뜻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더니 요즘 아이들은 정말 ‘못말리는 어른의 아버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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