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시 동부교육청 관내 ㅇ초등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수납담당 최모씨(32·여·지방사무보조원 9급)가 이 학교 교직원 10여명의 이름을 도용해 8억7000만원을 불법 대출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교육청 감사결과에 따르면 최씨는 96년 개교한 ㅇ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이모교감 등 교직원 10여명의 이름과 직인 등을 도용해 가·차명 불법 대출을 받았다.
최씨가 4년간 이 학교에 근무하면서 불법대출받은 액수가 8억7000여만원에 이르며 이중 2억3400만원은 상환이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지난 3월1일자로 인근 N초등학교로 전보된 후 도용한 교사명의로 몰래 갚아오던 이자를 제때 갚지못하자 학교측에 의해 뒤늦게 이 사실이 밝혀졌다. 피해교사들은 3월18일 최씨를 공문서 위조·직인도용 및 횡령혐의로 고발,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일선 회계담당자의 경리부정 사건이 아니라는게 일선 교육계의 지적이다. 즉 일선학교 수납업무 담당자가 교직원들의 이름을 4년간 도용해 거액을 불법대출받아도 이를 점검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공제회 업무의 방만한 운영과 제도적 맹점이 문제라는 것.
이름을 도용해 거액을 대부받는 과정에서 본인의 확인절차도 없었으며 몇 년전 탈퇴한 회원이 전산망에는 살아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책임소재가 불문명한 일선학교 행정실 수납담당자가 공제회 업무를 대리해 수행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학교장과 행정실장이 억울하게 책임을 져야 하는 점도 문제다.
몇 년전 공제회 강원도 지부 회원담당 여직원이 이중장부를 통해 수억원의 회비를 불법 전용하다 발각된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여전히 이와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공제회 관계자는 "전국의 1300여개 지회관리에 문제점이 있다"면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