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출신으로 다른 부처 장관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한 ‘학자·고관형’ 교육부 장관의 재임 기간이 가장 길고, 교수와 전문가 집단에서 근무한 ‘학자·전문가형’의 재임기간이 가장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간된 계간 ‘한국교육’에 게재된 논문 ‘교육부 장관의 임용 관련 요인과 리더십에 관한 연구’(조영기)에 따르면,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초대 안호상 전 장관부터 지난 1월 부동산 문제 등으로 취임 5일 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부총리까지 역대 교육부 장관 47명의 전공, 사회 경력 등과 재임기간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교육부 장관의 취임 전 경력을 기준으로 학자·고관, 정치인, 민선단체장, 학자·간부, 학자·전문가, 학내 출신 등 6개 유형으로 나눴을 때 ‘학자·고관형’ 출신의 평균 재임 기간은 18.5개월로, 전체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임기 14.3개월보다 4.2개월 많았다. 25대 이규호(40.7개월), 2대 백낙준(29.8), 6대 최재유(29.0) 전 장관 등 10명이 여기에 속한다.
이규호 전 장관은 교수와 대학 총장, 국토통일원 장관 등을 거친 뒤 교육수장이 돼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기록됐다. 백낙준 전 장관 역시 교수와 대학 총장을 지낸 뒤 교육부 장관이 돼 3위에 올랐으며, 역대 4위를 기록한 최재유 전 장관은 교수를 거쳐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차·장관, 대학 부총장, 적십자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뒤 장관에 취임했다. 학자출신은 아니지만 재임기간 2위에 오른 민관식(39.4) 전 장관 역시 4선 의원과 대한체육회장, 대한약사회장을 두루 거쳤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학과 다른 부처, 정치권 등에서 교육 행정과 정부 정책 수행 경험을 한 뒤 교육수장이 됐다는 점이다.
재임기간이 2년 이상인 9명의 취임 전 경력을 보면 다른 부처 장관(3명), 청와대 수석비서관(1명), 국회의원(1명), 중앙부처 국장(1명), 정부위원회 위원(2명), 대학 총장(1명)으로 모두 고위공직을 거쳤다.
반면 재임기간이 짧은 학자 출신 전문가형은 41대 송자(24일), 40대 문용린(6.8개월), 37대 이명현(6.9), 33대 오병문(9.7) 전 장관 등 4명으로 평균 5.3개월이었다. 이들은 취임 전 교육개혁위원회 위원장이나 교육부 산하기구나 단체 위원 등을 역임했다. 재임기간이 6개월 이하인 8명은 도덕성 시비와 교육행정 경험 부족 등이 해임 사유로 분석됐다.
이 밖에 교육부 장관의 대학 전공별 평균 재임기간은 의학(22.6개월), 철학(18.9), 정치학(18.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교육학(10.5), 문학(5.0), 경제·경영학(4.3)을 전공한 장관의 재임 기간은 짧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성균관대 조영기 박사는 “학자·고관, 정치인 출신 집단이 재임기간이 길고 학자·전문가출신의 장관 재임기간이 가장 짧다는 것은 정치적 능력이 장관의 역할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육 수장으로서 성공적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의 동원, 대외교섭력 발휘와 이해단체 간 조정 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