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사소한 의견불일치에서 시작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피해는 심각
한 학급이든 한 학교든 조직 내에서 지내다 보면 갈등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같은 목적을 위해 구조화된 사람들의 모임이 조직이라 할 수 있는데, 한 배에 올라타기는 했어도 갈등은 어디든 있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물밑에서 떠돌다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고, 어떤 누군가의 주의하지 않은 한 마디 말로도 촉발될 수 있습니다. 갈등은 사회 전반에서 발생하며, 그 피해는 예측한 것보다 훨씬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에는 다음과 같은 유머가 있습니다. 갈등의 과정을 보다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기에 소개합니다.
A: 어제 중국집 가서 자장면 시켜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B: 자장면이 뭐가 맛있어요? 우동이 훨씬 맛있지.
C: 우동이요? 에이, 우동보다는 자장면이죠. 돼지고기도 들어가고.
D: 자장면에 돼지고기라면 우동에는 해물이죠. 맛을 안다면 역시 우동!
갈등은 비탈을 굴러 내려오는 눈덩이와 같습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갈등은 대개 위와 같이 사소한 의견불일치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불안과 긴장이 높아지면서 서로 감정적으로 됩니다. 갈등은 당사자들의 불신을 증가시키고, 이것은 다시 갈등을 증폭시킵니다.
갈등은 대부분 오해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단에 의견불일치가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불일치는 대개는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서로를 오해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갈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경우 문제를 조금 더 탐색해 들어가다 보면 서로가 목적하는 바가 똑같고 아무런 갈등거리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의견불일치로 인한 갈등은 초기에 비교적 손쉽게 해결됩니다. 그 중요성도 크지 않고 집단에 미칠 영향도 그리 크지 않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갈등도 대처를 잘못 하다 보면 사소한 의견불일치는 아래 대화와 같이 더 큰 갈등으로 발전합니다.
A: 님, 그럼 우동 안 먹는 사람은 맛을 모른단 말인가요?
B: 그만큼 우동이 낫다는 거죠. 에이, 자장면은 느끼해서….
C: 님께서 자장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군요. 제가 설명해 드리죠. (긴 설명) 아시겠죠? 자장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이 다음부터는 상대방의 약점을 부각시켜야 하며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안과 긴장이 높아집니다. 이쯤 되면 서로가 감정이 앞서게 되어 문제해결이 어렵게 될 뿐만 아니라 서로 적대적이 되어 문제해결이 더욱 힘들게 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언어적 폭력이 신체적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갈등이라는 말 자체는 그리 유쾌한 개념이 아닙니다. 갈등에 관한 연구가 시작된 초기에는 유익하지 못한 요인이므로 해소되거나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갈등이 집단 내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관점이 우세합니다. 즉 갈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진시키고 집단의 응집성을 향상시키며 우수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고 욕구불만의 탈출구를 제공하는 등의 이익을 집단에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갈등이 아니라 집단에 해로운 갈등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의 대가는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