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진 틀로 타인을 지각
이것이 대인지각 오류의 원인
졸업시즌이 다가옵니다.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선생님들은 다음과 같은 회상에 잠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녀석은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참으로 괜찮은 놈이었지.” 또 “저 녀석은 참 괜찮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속을 꽤나 썩였지.” 학년 초에 학생들을 처음 대하면서 느꼈던 학생들의 인상이 어떤 경우에는 맞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맞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할까요? 그것은 타인을 객관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가진 틀 속에서 평가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첫째는 고정관념입니다. 고정관념은 한 사회의 성원들이 공유한다고 믿어지는 일련의 성격특성입니다. 따라서 고정관념과 상반되는 특성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됩니다. 가령 학생의 부모의 직업이라든가 교육수준, 생활환경 등 그 학생 안팎의 수준에 따라 고정관념을 형성하게 되므로 실제로 그 학생이 가지지 않은 특성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갖지 않은 특성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둘째는 후광효과입니다. 후광효과는 어떤 특성이 좋으면 다른 특성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인격도 좋고 교우관계도 좋고 봉사활동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후광효과는 특히 외모와 같이 겉으로 타인을 평가할 때 강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외모에 별 호감이 가지 않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불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는 기대입니다. 기대는 한편으로 학생들의 성취를 높이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피그말리온 효과), 기대에 어긋났을 때에는 성격특성과는 무관하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넷째는 귀인 착오입니다. 귀인은 행동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파악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착오가 나타납니다. 사람들은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처럼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의 개인적인 원인을 과대 강조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러한 원인을 강조하지 않는 경향(기본적 귀인 착오)이 있으며, 자신의 성공은 노력이나 자질(‘내가 잘나서’)에 귀인시키고, 실패는 외부요인(‘운이 나빠서’)에 귀인시키는 경향(방어적 귀인), 그리고 나쁜 일은 나쁜 사람에게 일어나며, 좋은 일은 좋은 사람에게 일어난다는 가정(공정한 세상 가설)을 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선택적 지각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고 부분적인 것만 받아들이게 되어 타인에 대한 과대평가 혹은 과소평가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 외에 타인을 평가할 때 가급적 좋게 평가하려는 경향(관대화 경향)이라든가, 자신의 감정이나 특성을 개입시켜 주관적으로 평가(주관의 객관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일반 사람들이 타인을 지각할 때 대부분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지만, 특히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현장에서는 극복되어야 할 대인지각의 오류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