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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지리 교과를 독립시켜라”

‘한지붕 세가족’ 사회과 교과 정체성 놓고 줄다리기
"비전공자 교육 이제 그만” 지리교사 한 목소리
역사:지리:사회 7:4.5:4.5 시수 유지 등 공정 개정 요구

지리교과의 통합사회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2월 열린 교육과정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교육과정평가원이 내놓은 시안에 ‘지리’과목 독립을 전제로 한 시안이 제안되면서부터 심화된 독립요구는 지난달 말 열린 ‘고등학교 사회과 선택 교육과정 개선 방안 연구 세미나’에까지 이어지면서 점점 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류재명 서울대 교수는 시안에서 “통합 교과 운영이라는 이름하에 지리가 독립된 교과목, 혹은 적어도 독립 교목의 위상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과 통합으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과목이 ‘지리’라는 것이다. 조성욱 전북대 교수는 “통합으로 인한 피해는 역사와 지리가 공통으로 보지만 역사는 국사라는 사회적 인식이 높은 과목명이 존재하지만 지리는 고1까지 일반사회를 사회과의 대표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교사 채용과 배치에 까지 영향을 미쳐 비전공자의 수업으로 인한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서울체고 교사는 “현재 중학교에서는 지리 전공자가 전공하지 않은 역사와 일반 사회를 가르치고 있으며 고등학교 1학년에서는 지리전공자가 일반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며 “비전공 교사가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게 하면서 교과의 핵심과 철학을 가르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올바른 역사교육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역사왜곡 등 시류에 편승해 여론을 업고 독립이 기정사실화 된 추세이지 않느냐”며 “역사와 마찬가지로 지리도 도립하는 것이 상식에 맞다”고 강조했다.

박 교사와 같은 주장은 교육과정평가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게시판에 올라온 70여 건의 글들은 지리 교과의 독립을 요구하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재관 경북 안동고 교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통합사회과는 폐지되어야 한다”며 “고교 사회과 선택과목 난립으로 인한 교사 부족과 대입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등의 문제를 야기하지 않기 위해 사회과 심화선택 과목도 줄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황금복 서울 고명정보산업고 교사는 “역사:지리:일반사회 시수가 공청회에서 논의된 대로 7:4.5:4.5시간이 유지되어야 한다”며 “특정 영역에 유리한 안을 타 영역의 동의 없이 최종 보고서에 실어서는 안된다”며 공정한 개정 진행을 요구했다.

이러한 지리 교사들의 요구에 대해 남경희 서울교대 교수는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동거해야 하는 사회과는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교과의 정체성을 놓고 세 가족 간 힘겨운 줄다리기를 해왔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교과 내 통합에서 영역 내 통합으로 방향 전환을 할 것은 확실하지만, 이 역시 하나의 실험일 수밖에 없는 만큼 사회과 교육과정의 불안정한 구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회과를 비롯한 각 교과의 교육과정 개정은 올 한해 실험연구를 거쳐 2007년 정부가 개정고시 하면, 교과서 개발과 검정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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