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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다섯 번의 칭찬

아버지는 우리 동네에서 존경받는 선생님이셨다. 아버지의 출퇴근용 자전거 뒤엔 온통 학교 아이들의 책가방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아버지께서는 늘 기쁨에 찬 표정이셨다. 내 또래 아이들이 우러르고 존경하는 선생님이 바로 우리 아버지란 사실은 내가 교직을 택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다.

내가 발령을 받자 아버지는 조용히 나를 부르셨다.
“선배로서 너에게 두 가지만 당부하마. 첫째, 항상 가르치는 사명감을 잊지 말거라. 의사가 치료를 잘못하면 환자 한명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만 교사가 교육을 잘못하면 수천, 수만 명 학생들의 정신을 병들게 한단다. 둘째, 하루에 최소한 다섯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칭찬을 해라. 좋은 사제관계는 웃는 표정과 칭찬 이상 좋은 게 없단다.”

20여년 교직 생활 동안 한시도 아버지의 말씀을 잊어본 적이 없었다. “유진아, 너는 어쩜 그리 착하고 예쁘니. 네가 정성껏 닦은 칠판이라 글씨도 훨씬 잘 써지네”하면서 한명, 복도를 지나다가 장발을 한 남학생을 보면 “너 참 남자답게 생겼구나. 머리만 좀 단정하면 훨씬 좋겠는데, 눈에 총기도 있어 공부를 참 잘하겠는 걸” 어깨를 다독거리면서 마음속으로 두 번이라고 되뇌었다.

너무 바빠 칭찬을 못하고 하루를 넘길라치면 지나다가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있는 아이들 다섯명 이상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우와, 정말 볼을 잘 차네! 패기 있고 운동신경이 좋아 정말 부럽다. 좋은 하루 보냈니?”라고 인사 겸 칭찬을 하곤 했다.

쉬는 시간인데 3학년 여학생이 따끈한 차 한 잔을 종이컵에 들고 교무실에 왔다.

“선생님, 드세요.”

종이컵 안에는 사랑스런 제자의 마음에서 우러난 정과 선생님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랑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까지나 선생님이고 싶다. 저 아이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주는 선생님이라는 사실만으로 오늘도 정말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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