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교육부장관들이 우리나라 교육을 망쳐놨다는 李海瓚교육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직 장관들은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 "그 사람 인격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직 장관들은 대부분 "현직 장관이 하는 일에 대해 뭐라고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말을 가려하는 것도 고위공직자의 덕목일 것"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한 전직 장관은 최근 本社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교육이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설령 교육이 망가졌다해도 누구의 탓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교육이 망가졌다면 전직 장관탓이 아니고 현직 장관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두고보면 누가 무슨 잘못을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金泳三정부때 장관을 지낸 또다른 인사는 `역대 장관들이 교장승진자를 발령하면서 얼굴도 교육철학도 교육관도 모른채 결재를 했다'는 李장관의 지적에 대해, "이장관은 수많은 교장승진자의 면면을 살피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장관의 눈은 교육감보다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직 장관이 전직 장관에 대해 왈가왈부 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고 그사람의 인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수 출신의 한 전직 장관도 "누가 교육을 망쳤다는 것이냐. 그건 그 사람 생각이겠지…"라며 "전현직 장관이 다투는 것처럼 비춰지지 않도록 이장관을 많이 도와 주라"고 주문하는 등 오히려 李장관을 감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직에 근무하는 李장관 학창시절의 한 은사는 이 문제와 관련, "이장관이 공부도 잘하고 매우 똑똑했었는데 요즘 일선 교원의 지탄을 많이 받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며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李장관이 전직 장관을 비난하는 자리에 참석했던 한 교육위원은 "전임 장관에 대해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 몰랐다. 전직 장관들이 잘못한 점이 있으면 차츰 고쳐 나가고 이해를 구하면 되는 일 아니냐. 아무리 옳은 이야기를 해도 그런식으로 하면 동의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李장관은 지난달 10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위원과의 간담회에서 "역대 교육부장관들의 무책임한 행정처리가 이 나라 교육을 다 망쳐 놨다"며 격한 어조로 전직 장관들을 싸잡아 비난, 파문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