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박이말 중에는 ‘마닐마닐하다’라는 말이 있다. 생소하긴 하지만 단어의 느낌으로 뜻을 대충 짐작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말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마닐마닐하다’라는 단어는 ‘음식이 씹어 먹기에 알맞도록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라고 되어 있다.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 한 부분을 살펴보자.
“음식상을 들여다보았다. 입에 마닐마닐한 것은 밤에 다 먹고 남은 것으로 요기될 만한 것이 겉밤 여남은 개와 한 무리 부스러기뿐이었다.”
‘입에 맞고 말랑말랑한 것은 이미 다 먹어버렸다’는 뜻이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다.
“며칠 전 따놓은 감이 마닐마닐해졌다.”
“이가 안 좋은 어머니는 입에 마닐마닐한 것만 찾으셨다.”
“과일이 마닐마닐하다.”
말랑말랑하거나 물렁물렁한 음식을 가리킬 때, 앞으로는 순우리말 ‘마닐마닐하다’를 기억해서 적용해본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