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둔 스승의 날 여․야 대표들이 교심(敎心)잡기에 나섰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8년 만에 정부와 교원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한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선생님들을 더 잘 모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교육여건을 마련하는 데 정성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치권으로부터 모처럼 스승 대접을 받아 생경하기까지 하다.
교육자와 그 가족만 해도 200만이고 제자와 학부모들에 대한 영향력까지 감안하면 집단적 투표 역량이 막강함에도 교육자의 자존심을 뭉개는 정책이 난무하고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교육여건에서 허우적거리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는 정치인들은 교육자들의 마음이 지리멸렬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교심 위에 이념이 있고 지역감정이 있다는 것을 읽고 있다는 반증이다. 교심을 얕잡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86%의 교원들이 반대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여당은 교육공약으로 버젓이 내걸고, 야당은 비록 일부 의원의 소행이지만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는가.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교직의 전문성과 자존심을 뭉개는 대표적 정책으로 ‘제2의 정년단축’으로 회자되고 있다. 김대중 정권 시절 쿠데타적 교원정년 단축 정책을 감행할 때 교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두고 보자고 별렀지만 정치 활동 금지 족쇄에 묶여 대규모 반대 집회의 열기를 투표장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만약 외국의 교원단체처럼 혹은 우리나라의 경영자단체, 노조, 시민단체처럼 지지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운동을 벌이거나 낙선 운동을 벌일 수 있다면 정치권이 이런 식으로 오만한 행태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교원들이 지역감정과 이념을 뒤로 하고 교심을 앞세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결집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집단이기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선택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