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이런 표현이 거의 사라졌으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졸업식장 같은 곳에서 으레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경기 하남시 부설 하남역사박물관은 9일 개막하는 기획전 '엄마 아빠의 학창시절' 준비를 위해 3-4월 두 달간 하남시민을 대상으로 교육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그랬더니 기성세대에는 아련한 추억을 되살리고, 아들 딸, 손자 손녀에게는 살아있는 한국현대사 교재들이 될 만한 귀중한 사료들이 다수 수집됐다.
이렇게 해서 모인 자료는 대여품이 234점, 기증품이 157점으로 총 391점에 달했다. 자료는 졸업장과 상장, 성적표, 졸업사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개중에는 1930년대 졸업장과 졸업앨범, 1944년도 동부공립보통학교 시절의 6년제 1회 졸업사진과 같은 유서깊은 자료가 100여 점에 이르렀다.
시민 이훈범 씨가 기증한 1940년 하산곡간이학교(下山谷簡易學校) 상장에는 이런 문구가 선명하다.
"右者品行方正學業優等긦付賞品깚授與긘玆긦之깚表彰긚" 당시 이 학교 제2학년생 이계완(李啓完)에게 주어진 이 상장의 문구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위 사람은 품행이 방정하고 학업(성적)이 우수하여 부상품을 수여함으로써 이에 이를 표창한다." 근대 국민국가가 교육을 통해 국가에 충성하는 '국민'(國民)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를 생생하게 엿보게 한다.
시민 이강교 씨는 1927년 남한산초등학교 6년과정 제1호 졸업증서를 내놓았다. 또한 식민지시대 소풍 기념사진도 여러 장 있다.
이들 사진이 담은 소풍이라든가 수학여행과 같은 여가 활동은 종래의 한국 전통과는 전혀 관계가 없던 근대화의 풍물이지만, 그것이 어떠한 시대의 맥락에서 도입되고, 나아가 그것이 수행한 다양한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내 학계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연구가 없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식민지시대 교과서를 비롯해 1960-70년대 학창시절을 느낄 수 있는 낡은 교과서, 교복, 책가방, 도시락 등의 자료 5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8월15일까지. ☎031-790-6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