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높은 교육개혁을 촉구하는 60만 칠레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막을 내렸다.
고교생들은 교사, 학부모, 정치인 등 수십만명의 암묵적 지지 속에 지난 3주일여간 계속해온 수업거부와 거리시위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학생대표인 후안 카를로스 헤레라는 교육재정 확충 등 정부로부터 일련의 양보 조치를 이끌어낸데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우리는 이제 교실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에 추가 양보를 요구해야 한다는 반대론이 일부 있었으나 여론이 학생층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칠레에서는 지난 수주간 전면적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고교생 시위로 고교 교육이 파행을 겪었으며, 학생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수도 산티아고에서 가두시위에 나서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해산을 유도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7일 학생층을 겨냥해 최종 교육대책을 제시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의 자문위원회를 신설, 전 군부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집권 시절 도입된 교육법의 손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은 교육을 재정압박을 겪는 지방자치단체에 맡김으로써 공립과 사립학교간교육의 질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문위 74석 가운데 12석이 학생 대표들에게 할당될 것으로 알려졌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또 내년 1억9천200만파운드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통학버스비 보조, 무료 급식, 입학시험료 면제, 노후 학교시설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학생층에 너무 많이 양보해 다른 사회단체들의 연쇄 시위를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반면 일부는 국제 구리가 상승에 힘입어 칠레의 재정이 든든해진 점을 상기시키며 정부의 조치를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