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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외국유학은 되고, 서울유학은 안 돼?"

지방 학생, 학부모 ‘지역제한’ 반발- “거주지 위장이전 하나”
외고 "어문계열 진학률만 놓고 설립취지 운운은 시대착오적 발상"

교육부가 2008학년도부터 외국어고의 전국 단위 선발폐지와 지역제한을 담은 외국어고와 특수목적고에 대한 정책 방향을 19일 밝히자, 지방에서 서울지역 외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외고를 지역수요에 부응하는 지역사회 학교로 육성하기 위해 2008학년도부터 학생모집 지역을 시도 내로 한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지금은 지역에 상관없이 원하는 외고에 지원할 수 있지만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교에 진학하는 2008학년도부터는 거주지 시도의 외고에만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광주 울산 강원 충남 등 외고가 없는 시도의 학생들은 외고가 설립될 때까지 타 시도 외고에 입학하는 것이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초등학교부터 맞춤식 교육을 해왔다는 한 학부모(대전시 둔산동)는 "외국 대학진학을 목표로 자녀를 국제반이 있는 서울지역 외고에 입학시키려고 준비하고 있으나 교육부의 이런 방침이 굳어진다면 큰 낭패"라며 "거주지를 학교 소재지로 위장 이전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외국으로 유학은 갈 수 있는데 서울유학은 불가능할 수가 있느냐”며 화를 냈다.

강릉 문성고 김환희 교사는 “외고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도의 경우 이번 발표가 설립자체를 무산시킬 지도 모르겠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김 교사는 “7월말까지 외고설립신청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모두 사학이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육부의 이번 안이 ‘외고 죽이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사학들이 외고 설립을 계속 추진하려할 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2009년 개교를 목표로 가칭 강원외국어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설 강원외국어고는 당초 70%는 도내학생, 30%는 지역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외고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신입생 지역제한은 ‘근시안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김대룡 서울 대일외고 교감은 "모집지역을 제한하면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지역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또 2008년부터 외고의 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해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 학교는 학생 선발을 현행 학군 내로 제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 교감은 “외고가 입시위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한다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거냐”며 “교육부는 어문계열 진학률만 놓고 설립 취지 운운하는데 글로벌 시대에 언어는 도구인 만큼 이제 외고의 설립 취지도 시대변화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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