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집단 식중독으로 단체급식 중단조치가 내려진 다음날인 23일 해당 학교들은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긴급 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일선 학교들은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 "당분간 도시락을 싸서 보내 주고 여름철 위생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는가 하면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일일이 점검했다.
많은 학교가 오전 수업 등 단축 수업을 실시한 22일과는 달리 23일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정상 수업을 하고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일부 학생들도 건강이 회복되는 등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식중독으로 기말고사를 연기하고 적지 않은 학생들이 건강 이상을 이유로 조퇴를 하는 등 식중독 충격 여파는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급식중단 명령을 받은 서울지역 초ㆍ중ㆍ고교 40곳 중 대부분인 33곳의 학생들이 이날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했으며 도시락을 싸 오지 않은 학생은 매점에서 산 빵이나 우유,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점심시간에 인근 식당을 이용해 식사를 해결했다.
또한 미처 도시락을 싸 보내지 못한 부모들이 학교 앞까지 찾아와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풍경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이번에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학교들도 이번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급식의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예방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 숭의여고는 21일부터 도시락과 물을 싸오고 매점에서도 유효기간이 짧은 빵을 사 먹지 말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매일 보내고 있다.
전교생 1천70명 중 130명이 설사와 복통 등 크고 작은 식중독 증세를 보였으나 이중 80명은 완치된 상태라고 학교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일부 학급의 경우는 10여명 이상이 집단 조퇴했으며 학교 측은 저녁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학생은 야간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했다.
이 학교는 내달 1일로 예정된 기말고사 기간을 3일간 연기해 4일부터 시행키로 했으며 이로 인해 방학 시작일도 내달 20일에서 21일로 하루 늦어졌다.
경복여고 학생들은 절반 정도가 도시락으로 교실 안에서 점심을 먹었으며 나머지는 학교 인근 식당 등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학교 관계자는 "오늘까지 아픈 학생들이 80여명 정도 되는 것 같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건강과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문여중은 23일 오전 중독 증세가 나타났던 학생 20여명의 건강을 조사한 결과 가벼운 증상을 보인 학생들 외에 대부분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수업 도중 밖에 나갈 수 없으므로 전원 도시락을 싸서 보내달라"고 학부모에 요청했다.
세종고 역시 조사결과 22일 식중독 증세를 보였던 29명 중 건강이 회복된 학생들이 많으며 새로운 증세를 보이는 학생은 없었다고 학교 관계자가 전했다.
덕수중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23일 10분씩 단축 수업을 실시한 뒤 오후 1시에 학생들을 귀가시켰으며 다음주부터는 도시락을 지참토록 한 뒤 정상 수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행히 사고를 겪지 않은 학교들도 위생 점검을 벌이는 등 나름대로 예방책을 마련하느라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중동고는 이날 오전 식당에 가서 위생상태를 조사한 뒤 위탁업체 영양사와 협의해 앞으로도 철저한 위생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영동고도 각 가정에 통상적인 식중독 예방에 관한 가정통신문을 보낼 계획이며 환자 발생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은 일부 학교에서도 여름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메뉴를 긴급히 다른 재료나 음식물로 바꾸도록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