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조기교육 열풍 속에서 제주도 내 한 초등학교의 전교생 절반 이상이 한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학교는 제주도 서귀포시 상예동 예래초등학교(교장 정성문). 155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이 학교에서 국가공인 한자자격시험(사단법인 한자교육진흥회 주관)을 통해 한자 자격증을 딴 학생은 8급 11명, 7급 37명, 6급 29명, 준 5급 3명, 5급 3명 등 모두 83명으로 전교생의 절반이 넘는다.
예래초교 학생들이 중.고교생들도 어려워 하는 한자에 숙달하게 된 비결은 바로 전교생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한자공책'에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학교에서 한자공책을 한꺼번에 사서 전교생에게 나누어 주고 자율학습시간 등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한자공부를 지도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졸업하기 이전에 한자 5급 자격을 따낸 학생들에게 '예래 장원 인증서'를 줌으로써 학생들에게 한자를 열심히 공부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시험을 치러 지난 13일 5급 자격증을 딴 '예비 예래 장원 급제자' 강대운(9)군은 "한자공책을 다 쓰면 교장선생님께 달려가 보여드리고 새 한자공책을 받는다"며 "앞으로 계속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하기 전에 3급 자격증까지 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래초교 김태수 교감은 "영어교육의 활성화로 이제 몇 년 후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게 될지 모르지만 한자를 많이 아는 학생은 드물어질 것"이라며 "결국 한자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인정받게 될 텐데, 이를 위해서는 조기교육이 중요하고 따라서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같이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