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한 2일 교육부 공무원들은 허탈하고 못내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김 부총리가 마지막 실국장 회의를 주재한 뒤 청사를 떠난 이날 오후 이종서 차관은 곧바로 실국장회의를 열고 "전직원들이 맡은 업무를 잘 챙겨 교육정책 현안을 추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차관은 특히 "직원들은 9월초까지 시기를 놓치지 말고 교육현안과 내년도 예산 문제 등의 업무 등을 파악해 정상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국장들은 회의에서 '여름휴가 중지'를 결의하고 평상시보다 더 긴장된 자세로 교육현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형식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직원들은 예정대로 검소하게 휴가를 가되 실국장들은 자진해서 휴가를 중지하고 업무를 챙기기로 했다"며 "모두가 지금을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업무 공백이 없도록 하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실국장 회의에 이어 전체 과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교육현안을 파악하고 업무처리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하루종일 분주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부처에 힘있는 부총리가 와서 모두 기대가 컸는데 일을 해 보기도 전에 논문 논란으로 물러나 허탈하다"며 "논문 논란에 이어 여권내 정치적 역학관계도 김 부총리를 사퇴로 몰고간 것 같다"고 분석하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번 논란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이번 기회에 교수사회에 팽배한 논문 관련 관행들이 사라지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교수들 가운데 논문 이중게재 등 그동안의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직원들은 이날 삼삼오오 모여 차기 교육부총리가 누가 될지 벌써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논문이 문제가 된 만큼 교수 출신은 이제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과 함께 현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와 여당의원 한두명의 이름을 거론하는 등 하마평도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