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는 교수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배포해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학교 학생 조모(26ㆍ영어과 4년)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11일 무기정학 처분을 결정했다.
조씨는 지난달 24일 수시1학기 논술시험을 보러 온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외대 보직교수 2명이 파업 중인 외대 직원노조원들을 폭행하고 성희롱했다'는 내용의 유인물 5천여장을 배포해 이날 오전 징계위에 회부됐다.
외대 관계자는 "직원노조 파업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하는 건 문제 될 게 없지만 보직교수가 주먹을 휘두르고 성희롱을 했다는 '허위사실'을 응시생과 학부모에게 유포한 것은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박철 총장이 결재를 유보한 만큼 아직 징계수위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조씨가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는 한 징계에 대한 학교측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외대 직원노조는 징계위 소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확인해 준 엄연한 '사실'을 유인물에 담아 나눠줬을 뿐인데도 학교가 조씨를 징계한 것은 사실상 노조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에 대한 보직교수의 폭행과 성희롱 등을 이미 경찰에 고발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며 "학교 당국이 조씨에 대한 무기정학 처분을 철회하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징계위에서 무기정학 처분 결정을 받은 조씨 역시 "징계에 대해 수긍할 수 없으며 학교 당국의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했다.
외대 직원노조는 조합원 가입 범위와 인사ㆍ징계위원회 의결 정족수 등을 두고 학교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4월 6일부터 지금까지 128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