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지역 일선 고등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성적관련 비위가 잇따라 터진 데 이어 이번에는 한 고교 교사가 학생에게 과도하게 체벌한 일이 알려지자 지역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문제가 된 일련의 3건은 공교롭게도 모두 지역의 상위권 사립학교에서 일어났으며 이중 2건이 수능시험을 앞둔 고3 학급에서 발생해 입시 부담 속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와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의 O고등학교에서는 고3 담임인 A(35) 교사가 5분가량 지각했다는 이유로 옆반 학생 2명에게 지휘봉으로 100대씩 체벌했다.
이 중 한 학생은 머리카락이 규정보다 길다는 이유로 100대를 더 맞아 모두 200대의 매를 맞고 엉덩이에 멍과 함께 피가 나는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이러한 일이 알려지자 학생과 학부모들이 해당 학교와 교사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으며, 대구시교육청은 곧바로 진상조사에 들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를 재단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말 대구지역 H고등학교에서 치러진 3학년 기말고사 영어시험에서는 B(45) 교사가 학생 3명의 답안지에 수정테이프가 사용된 흔적이 있다며 임의로 답안지를 재작성.교체한 사실이 발각됐다.
감사 결과 교사가 해당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성적관리지침을 어긴 B교사는 해임됐고 시교육청은 교장과 교감 등에게도 경고 조치했다.
고3 학급은 아니지만 지난 달 C고등학교에서는 D(50) 교사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교내 동아리 소속 1학년 학생 18명에게 특정 교과목에 대한 힌트를 제공, 기말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받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되기도 했다.
이처럼 교사들의 비위와 체벌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르자 학교교육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신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다른 일선 학교들은 행여 '불똥'이 튈까봐 바짝 긴장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시민 김모(52.공무원.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는 "입시 부담 자체만 해도 여간 스트레스가 아닌데 학교 교육마저 믿지 못하겠고 힘들게 공부 중인 아이들을 보기도 안쓰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명문으로 소문난 대구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불신을 조장하는 일들이 잇달아 몹시 곤혹스럽다"며 "2학기에는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성적과 체벌 부분을 중심으로 장학지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