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21일 발표한 2008학년도 입시안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기본틀은 2007학년도와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학생부와 논술비중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수시1학기 모집 전형은 일괄적으로 폐지했으며 대신 수시2학기 모집 전형을 좀더 다양화해 실시키로 했다.
정시모집의 경우 학교별로 논술 반영비율이 5~20%대로 상향조정됐고, 2007학년도까지 없었던 자연계 논술도 2008학년도부터 신설돼 인문ㆍ자연계 모두 논술을 치르게 됐다.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 중심 입시를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에서 학생부 반영 비율을 대폭 높이거나 오로지 학생부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전형들이 신설ㆍ확대돼 눈길을 끈다.
◇ 학생부ㆍ논술 강화 = 2007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대부분 30~40%대였던 학생부 비중이 2008학년도에는 50%대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 5월 열린 국내 21개 국립ㆍ사립대 입학처장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내신 중심의 입시를 통해 학교교육을 정상화해 보겠다는 취지다.
학교별로는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이 학생부 비중을 50%로 높였고 국민대와 서강대는 40%를 반영키로 했다.
수시 2학기 모집의 경우 전형별로 학생부, 수능, 논술 등이 다양한 비율로 반영되지만 역시 학생부 중심이라는 흐름에 맞추기 위해 여러 대학들이 모집 정원의 일부를 아예 학생부만으로 뽑는 전형을 신설하거나 확대했다.
서강대와 경희대가 100% 학생부 성적으로 1단계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을 신설했고 이화여대도 학생부 중심 전형을 신설해 전체 모집인원의 10% 이내를 선발할 계획이다.
성균관대와 숙명여대 역시 학생부 성적 위주로 선발하는 '학업우수자 전형' 선발 인원을 전년보다 늘리기로 했다.
논술 비중이 확대된 것도 특징이다. 정시모집의 경우 연세대와 이화여대가 2007학년도 4%에서 2008학년도 10%, 한양대가 5%에서 10%, 경희대가 3%에서 10%, 성균관대가 3%에서 5%로 늘렸고 숙명여대는 3%에서 20%로 대폭 확대했다.
40~50%대인 학생부, 수능에 비하면 논술비중 자체가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대학별로 적게는 2%포인트에서 많게는 17%포인트까지 확대된 셈이다.
2007학년도까지 치르지 않았던 자연계 논술도 일제히 신설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수시 2학기 모집에서도 고려대와 이화여대, 한양대가 일반전형에서 논술 50%, 서강대가 학교장 추천 및 학업우수자 전형에서 논술 60%를 반영키로 하는 등 논술비중을 높인 전형들이 눈에 띈다.
각 대학 입학처는 그러나 논술비중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2008학년도 입시안 전체를 놓고 볼 때 논술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정시모집의 경우 논술비중 자체가 그리 크진 않기 때문에 수능과 학생부 성적 동점자를 구별하는 기준 정도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처장은 "어떤 전형은 학생부, 어떤 전형은 논술, 어떤 전형은 수능 등 전형 종류에 따라 여러 요소가 상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학생들은 각자 자신있는 요소에 맞춰 입시전략을 짜면 된다"고 말했다.
◇ 다양한 특별전형 = 일반우수자 전형 외에 2007학년도처럼 다양한 특기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 학교별로 실시된다.
이화여대는 미래과학자 전형 선발인원을 현재 70명에서 150명으로, 외국어 우수자 전형 인원을 100명에서 20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특정영역 우수자 모집인원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서강대는 외국어 특기자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논술 및 면접을 실시하는 '알바트로스 국제화 전형'을 , 성균관대도 외국어 특기자를 위한 '글로벌 리더 전형'을 신설해 100명을 선발한다.
숙명여대는 특목고 출신자 동일계 특별전형(어문계ㆍ이공계)을 신설해 모집인원의 10% 내외를 선발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정시모집에서 농어촌학생ㆍ실업계고교출신자ㆍ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수시모집에서 글로벌 인재ㆍ과학영재ㆍ사회통합 전형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