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김이경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연구실장이 교육부 용역을 받아 내놓은 '저출산 및 학교교육 변화에 따른 교원정책 수립 기초자료 조사ㆍ정책 연구자료'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이 뜨겁다. ‘초등 교원의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신규 채용이 이뤄지면 안 된다’는 분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을 만나 보고서에 대한 몇 가지 논란에 대해 들어봤다.
- ‘향후 5년간 초등교원을 신규 채용할 필요가 없다’는 보도로 무척 시끄러웠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채용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정책 변수를 감안해 소요 교원 수를 예측했을 때 2012년이 되면 신규 채용이 없어도 초등 교원의 수가 소요 교원 수보다 많아지게 된다는 분석을 내놓을 것인데, 이를 확대해석한 것으로 보여 집니다. 보고서에서는 소요 교원 수의 변화에 따라 신규 채용 교원 수를 즉각적으로 변화시키기는 어려우므로 중・장기적으로 내다보며 점진 감축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습니다.”
- 교육부에서는 2006~2020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의 소요 교원 수 추정결과와 김 실장님의 보고서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요.
“교원 수요는 학령인구 예측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 연구는 통계청 학령인구 예측 자료를 근간으로 하여 통계적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지역별 인구이동이나 소규모 학교 등을 고려한 실수요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정책 연구 결과를 기초로 하되, 보다 실수요를 반영한다는 차원에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합계출산율을 고려하는 등 실수요를 좀 더 고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2013년부터 2020년까지는 다시 초등교원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 이유는?
“교육부가 수립한 수업시수 및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계획에 의거하여 교원 수요를 예측하였는데, 2014년 이후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수업 시수 감축 값이 상당한 폭으로 줄어들면서 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 초등교원들은 교과전담교사 확보율이 40%에 불과해 고학년 수업부담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하는데, 이번 보고서에 교담교사 100% 확보 등의 사항도 고려됐는지요.
“전체 교원 수로 추정했습니다. 교과전담교사를 따로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 이번 보고서가 밝히고 있는 내용이 지난 해 ‘저출산 및 학교 교육변화 요인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감사원 지적과 관련이 있나요. 감사원 지적과 보고서의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 연구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교원 수요의 증・감 요인을 동시에 고려, 예측코자 수행된 것입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감축도 동시에 고려한 장기적 예측이라는 새로운 요청이 대두된 것이죠. 인구학적 변화에 있어 학령인구 감소만을 보면 교원감축은 불가피합니다만, 인구 이동 현상을 동시에 고려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도권 중심의 인구 집중, 신도시 건설에 따른 인구 이동 등은 과대 규모 학교를 증가시키면서 교원 추가 수요를 발생시키지만, 이농 현상이 심화되는 농산어촌의 경우 학생이 줄어도 교원 수는 비례해 줄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교원 배치와 정원관리 문제도 동시에 다루었는데, 현재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교원이 확보되어 있지 못합니다. 특히 소규모 학교의 경우에 더 심각합니다. 교원 수급을 학생 수, 학급 수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되구요, 교원 수업 부담, 교육과정 운영 등의 질적 변수도 고려할 때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저출산을 도전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교원의 근무여건과 근무 강도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언론 보도에서 연구의 전반적인 맥락을 무시하고 자극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확대 해석된 것 같아 유감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