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급감으로 폐교 위기의 초등학교 분교장이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 3위 일체의 노력으로 학생수가 늘었다.
전남 해남군 마산초 용전분교장. 2002년 학년말 재적생은 0명이었고, 2003년 3월 취학 대상자는 4명이었다. 취학 대상자 4명 중 일부는 해남읍 소재 초등학교에 보낼 계획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시 마산초 본교에 근무하던 한은정(47.여) 교사는 분교장 발령을 자처했고, 취학 대상자 학부모들을 설득해 4명의 학생을 분교장에 취학시켰다.
한 교사는 "지역주민들에게 교육을 통해 기쁨을 주고 싶다"는 각오 아래 혼자서 노래교실 등 방과후 학교를 운영했고, 이를 지켜보던 인근 교회 목사는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무료 공부방을 별도로 열었다.
학원 원장과 필리핀인 현지 거주자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서예와 영어, 플루트, 다도(茶道)를 교육해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교회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학생들을 귀가 시켜줘,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는 농.어촌 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같은 교육환경에 대한 소문을 들은 해남읍(승용차로 10분거리)에 거주하는 학부모들 일부는 아이들을 용전분교장으로 전학 또는 취학시켰다.
이에 현재 학생수는 47명으로 급격히 늘었고, 따라서 교사도 5명으로 증가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23일 "용전분교장의 경우 분교장들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알찬 방과후 활동을 하고 있다"며 "소규모 학교에서 내실있는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교사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정례모임을 갖고 학교 현안을 풀어가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며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면 존폐 위기에 놓인 농어촌 학교를 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