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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매력교사' 선발대회 놓고 논란

수업기술·개인기 경연후 시청자 지지도 등으로 선발
주최측 “즐거운 수업위해 다재다능한 전문가 필요”
대다수 교사 “인기에 영합…교육 외적 요소에 치중”


최근 한국에서는 교원평가 실시와 관련된 교육부의 안이 발표되면서 교직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학부모들과 교육부 측이 요구한 교원의 평가 기준 및 방법과 교사 및 교원단체들의 의견이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민감한 시점에 교육과는 별개인 다른 기준을 가지고 교사를 평가한다면? 현재 중국에서는 이 같은 역발상을 바탕으로 한 교사평가 대회가 개최돼 논란이 되고 있다.

‘매력교사(魅力敎師) 선발대회’, 이 대회는 이름 그대로 교사들 중에서 매력이 넘치는 교사를 선발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9월초 장쑤성(江蘇省)에 위치하고 있는 쉬조우시(徐州市)에서 개최한 대회이다. 이번 대회에는 쉬조우(徐州) 지역의 유․초․중․고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으로, 교사자격을 가진 사람은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학교에서 추천하거나 자기가 신청하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교사들로 하여금 참가신청 시 개인의 수업이론, 교육성과, 수업에 대한 생각 등 여러 자료들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여 이 대회가 교사의 교수․학습능력 및 개인의 장기 등 종합적인 교사의 매력도를 측정하고자 하였다.

매력교사의 선발은 휴대폰 문자 및 인터넷을 이용한 인기투표를 실시한 후, 휴대폰 문자 득표수와 학생, 학부모, 교육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참조하여 대회에 참가한 교사들의 성적을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해서 우선 100명을 선발한 후, 다시 휴대폰 문자를 통한 투표와 수업기술 및 장기자랑 등 현장경연을 통하여 대회조직위원회는 교사 각각에 대한 휴대폰 지지도와 현장경연의 성적을 더하여 최종적으로 ‘10대 매력 여교사’와 ‘10대 매력 남교사’를 선발하였다.

지난해 중국대륙을 휩쓴 바 있는 ‘초급여성(超級女性)’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모방하여 만든 이번 대회를 계기로 현재 중국에서는 이 대회의 취지에 찬성하는 젊은 교사들 및 대회 주최 측과 대부분의 경력교사 및 교육행정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반대 측으로 나뉘어 교사의 진정한 능력과 관련한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이번 대회를 찬성하는 젊은 교사들의 입장에서 현대의 교육은 다재다능한 교육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 중요한 것은 강제적인 지식전수가 아닌,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들은 수업에서 학생들의 흥취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교사가 ‘즐거운 수업’을 통하여 학생들과 교류를 활발히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능력이 바로 다재다능함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최 측에서는 이번 매력교사 선발대회는 교사평가에 있어서의 다원화된 방식을 제안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이번 대회는 전통적인 수업능력을 바탕으로 교사의 우열을 평가하던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사의 능력을 가지고 교사를 평가하고자 한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다원화가 전통적인 교사평가인 교사의 지식전수 능력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와 더불어 교직생활을 즐기는 교사, 다재다능한 교사, 박학다식한 교사, 유머 있는 교사 등 다양한 시각에서 교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와는 달리 대부분의 교사 및 교육 종사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하여 매력교사로 선발된 교사들이 주로 유치원, 초등 및 무용학교 교사들로 젊음, 장기, 외모 등 교육과는 상관없는 외형적인 면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 큰 반감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교사의 능력은 교실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에 대한 수업 및 학생지도 능력 등으로 평가되어야 하는데 반해 이번 대회는 젊음과 미모, 개인기 등을 기준으로 교육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대중들에 의한 인기투표 방식을 통하여 진행됨으로써 교육과는 전혀 관련 없는 부분만이 강조된 매력교사를 선발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다수 교사들의 반발에 직면한 시 교육기관에서도 이번 행사는 자신들이 주관한 것이 아니라며 한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교육관련 기관에서는 이번 행사가 일부 젊은 교사들의 지지를 받고는 있으나 경력 교사 특히 중․고등학교의 교사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번 대회는 단순히 대중들의 호기심을 목표로 한 TV 프로그램의 흉내 내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대회 자체를 폄하하였다.

한편, 이번 대회와 관련하여 제3자적인 입장에 있는 대부분의 교육전문가들도 교사가 교육활동이 아닌 다른 것을 기준으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는 만큼 과거처럼 지나치게 수업만을 위주로 교사를 평가할 게 아니라, 수업 외적인 능력도 교사 평가의 기준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교사라야만 교육의 효과가 있다는 논리로 교사들의 지식전달 능력 이외의 개인적인 능력도 중시하고 있다.

이번 쉬조우시(徐州市)에서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매력교사(魅力敎師)’ 선발대회는 지난해 항조우(杭州)와 청두(成都)에서도 ‘초급교사(超級敎師)선발대회’라는 명칭으로 실시되어, 사회적으로 동일한 논란을 제공했던 것의 연장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이와 유사한 다양한 교사선발대회들이 중국에서 빈번하게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교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와 같은 현상들은 교사라는 직업이 이제는 더 이상 과거의 지식전수자가 아닌 개인의 교육능력 외적인 것을 통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인기를 얻어야 하는 직업으로 되어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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